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먹자-(6)약과 과학

약이 하나의 제품으로 나오기까지에는 다양한 기술적 노력(과학)과 거대한 자본,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약물 개발에는 유기화학, 무기화학, 약화학, 분석화학, 물리약학, 분자화학, 생화학, 생리학, 면역학, 그리고 미생물과 항생물질에 관련된 과학 등이 기초가 된다.

다음으로 어떤 제형이 어떠한 속도로 방출되어 투과되고 어느 정도 흡수되어 효과를 나타내는가에 대한 학문인 약제학, 제제공학 등과 약물의 인체 작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약리학, 임상약학, 병리학 등이 필요하다.

약은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해서 연구 개발된 후 최종적으로 여러 가지 임상실험들을 거쳐 우리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한 것이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품을 약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제, 캡슐, 연고, 안약, 흡입제, 주사제(정맥주사, 근육주사, 피하주사) 등의 종류가 있다.

우선 입으로 먹는 약물(경구용 약물, 즉 정제.캡슐)을 제제학적인 면에서 살펴보자. 먼저 외형을 만드는 기술을 살펴보면 타정(정제를 찍어내는) 기술, 약물 코팅 기술, 서방형 제제(서서히 방출하여 약물의 효력을 지속시키는 형태) 기술 등이 필요하다.

또 인체 내에서의 작용을 고려해 볼 때에는 붕해도(약품이 얼마나 잘 분해 되는가 여부)나 어느 부분의 장기(위 또는 십이지장, 소장)에서 흡수되느냐에 따라 약품의 산도(pH)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약품 내적으로도 여러 가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약은 정제 형태이지만, 다른 약은 캡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정제의 경우는 캡슐보다 빨리 녹기 때문에 더 빨리 흡수되지만 약들이 위에서 녹으면서 위장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캡슐은 정제로 만들 수 없는 약물을 캡슐에 담아 복용하게 할 수 있고 위에서 캡슐이 녹아 장에서 흡수됨으로써 약효가 조금 늦게 나타날 수 있지만 위장장애가 적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캡슐을 목에 넘기기 힘들다며 이를 분해해 먹으면 부작용이 따른다.

이러한 캡슐과 정제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캐플렛(caplet)이란 제형도 있다.

이는 정제의 형태를 띠지만 겉에 코팅을 해서 위에서는 녹지 않고 장에서 녹아 흡수되도록 한 것. 당연히 약효는 빠르게 나타나면서 위장 장애는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된다.

안약이나 액제 또는 현탁제(고체의 미립자가 고루 퍼져 섞인, 흐린 액체 형태) 등에는 약 성분들이 장시간 동안 가라앉지 않고 균일하게 약물이 분포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 포함돼 있다.

연고 등의 외용제에도 피부에 바를 때 흘러내리지 않고, 약물이 피부에 골고루 퍼져 흡수가 잘되게 하는 기술이 숨어 있다.

흡입제의 경우에는 약 성분을 코나 기도에 뿌렸을 때 어떤 입자의 형태로 만든 것이 골고루 분포되며, 흡수가 잘 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주사제의 경우는 주사 부위에 따라 피부 아래쪽에 놓는 피하주사, 근육에 놓는 근육주사, 정맥혈관에 놓는 혈관주사로 구분된다.

대개 주사제는 경구용으로 만들 수 없는 제형이나 환자가 입으로 약물을 복용할 수 없을 때 사용된다.

주사제는 약물이 체내에 직접 주입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장점은 있지만 부작용 또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성분이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구용 약을 복용한다면 굳이 주사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주사제를 대체할 경구용 약품이 없거나 응급상황과 같은, 꼭 필요한 경우라면 주사제가 사용돼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건엽(대구시약사회 정보통신위원장·사랑제일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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