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연자 잡는 시청률 경쟁 이젠 그만"

15일 미디어엿보기

시청률에 매달린 자극적인 오락 프로그램이 결국 화를 불렀다.

지난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서구 88체육관에서 인기 성우 장정진(51)씨가 KBS2TV '일요일은 101%' 코너 '골목의 제왕' 녹화 도중 소품용 떡을 먹다 기도가 막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씨는 호흡곤란에 의한 산소부족으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출연한 '골목의 제왕'은 스타들이 자신의 고향 대표로 출전해 고향진흥기금을 놓고 추억의 놀이를 벌이는 코너.

이 사고를 계기로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의 무리한 게임 진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골목의 제왕' 게시판에는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윤혜영(osecond)씨는 "빨리 먹기 게임을 할 때는 최소한 의료진(간호사)이라도 갖추고 했어야 한다"고 글을 남겼고 강은방(kangs523)씨는 "이 코너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고 정말 문제있는 코너라고 우려했는데 현실이 됐다 "고 비판했다.

한편 주말 오후 황금 시간대에 포진한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 경쟁에 매달려 강도 높은 장면을 앞다퉈 연출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글러브를 낀 상태에서 상대의 얼굴을 때리거나 철봉에 매달려 발로 상대를 제압하는 등 보기에도 아찔한 게임이 이어지는 형편. 남자 출연자들을 군에 입소시켜 가스실과 유격 코스를 체험하게 하는 코너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가학성 때문에 출연진들이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배우 심형탁이 SBS '뷰티풀 선데이'에서 기왓장 격파 게임을 하던 도중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2002년에는 SBS '좋은 친구들'을 찍던 그룹 신화의 전진이 텀블링 후 착지를 하다가 턱이 땅에 먼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탤런트 김동현도 2002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서커스 묘기를 선보이다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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