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구시 동구 반야월 종합화물터미널부지 뒤편 공터.
'왜-애앵' 굉음을 내며 길이 1m 남짓한 모형비행기가 10여m를 질주하더니 가뿐하게 날아오른다.
점차 속력을 내며 급상승하다가 좌우회전, 급강하를 자유자재로 하면서 곡예를 한다.
이어 모형 헬리콥터 2대가 제자리에서 요란한 기계음을 내며 이륙하고 50㎝ 남짓한 잠자리형 모형비행기가 뜨더니 하늘에는 마치 공중전투가 벌어지는 것 같다.
어릴적부터 기계조립에 관심이 많았던 김태주(41)씨. 모형비행기 조종경력 4년의 김씨는 이제 비행에 베테랑이 됐다.
"누구나 어릴적부터 하늘을 날고픈 꿈이 있잖아요. 직접 날지는 못해도 자유자재로 비행기를 창공으로 올리면 마치 내 몸이 바람을 가르고 공중을 나는 것 같아요."
이날 에이스모형동아리(053-422-5242) 회원 20여명이 반야월에서 주말 비행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종욱 회장은 "모형비행기는 자연을 만끽하며 과학적 창의력을 길러주는 레포츠로 결코 호사스럽거나 젊은이들만이 즐기는 레포츠가 아니다"며 "특히 나이 들어서도 정신건강에 좋은 취미"라고 말했다.
"내가 만든 비행기가 잘 날 때는 쾌감이 대단합니다.
가족들이 야외에서 함께 즐길수도 있어서 더 좋아요." 직장인 김종식(35)씨는 이 모임 회원은 아니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비행을 즐겼다.
송봉수 대구경북모형협회장은 "두어달 정도 도움을 받아가면서 트레이닝하면 이착륙과 웬만한 비행술을 익힐 수 있죠. 또 장난감 같은 모형비행기의 부품을 닦고, 조이고, 해체하고 조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모형비행기의 매력을 설명했다.
대구지역 모형동아리는 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구성된 동아리는 4개 정도.
초보자들은 모형비행기 취급업체에 도움을 청하면 기본 장비 구입에서부터 비행술까지 안내를 해준다.
다양한 재료의 특성과 엔진 및 비행원리 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창의력과 연구심이 자연스레 발동하게 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배터리가 달린 전동기형부터 손대는 것이 좋다.
가격은 풀세트가 10만원선부터 수십만원까지. 엔진이 달린 무선조종 비행기는 풀세트를 장만하려면 60만, 70만원에서부터 100만원 정도는 들어야 한다.
비행이 궤도에 오르고 기계에 물미가 트인 마니아 중에는 엔진을 비롯한 핵심부품만 제외하고 몸체와 날개, 장식 등을 직접 설계해서 비행기를 만들고 날리기도 한다.
비행 장소는 주변에 건물이 없고 트인 곳이면 어느 곳에서도 가능하다.
대구에서 많이 하는 곳은 성서 강창교 주변 둔치, 동서변동 강변 둔치, 반야월 화물종합터미널 뒤 둔치, 월드컵 경기장, 검단동 유통단지 금호강변 등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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