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 "박주영, 그림의 떡"

지역 출신이라 영입 당연…몸값 치솟아 엄두 못내

"청소년축구대표선수 박주영(19·고려대 1년)이 대구 출신이라는데 대구FC에 입단하는 것이 맞지요. 내년부터 계약금이 없어지면서 스카우트하기가 수월해졌다지요."

프로축구 대구FC 이대섭 단장은 요즘 지난 9일 끝난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득점왕과 MVP에 오르며 스타가 된 박주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 출신의 축구 스타가 탄생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대구시민들이나 일반 축구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박주영을 대구FC 선수로 만들 마땅한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 박주영이 국내 프로팀과 계약한다고 가정하면 현실적으로 대구FC가 베팅할 수 있는 최고액은 3억5천만원(3년간 최고 연봉·2005년 5천만원, 2006년 1억, 2007년 2억)입니다.

또 해외 진출을 자유롭게 보장할 수 있습니다.

"

이 단장은 그러나 박주영의 주가가 높아져 대구FC가 제시하는 조건으로는 스카우트를 위한 접근 자체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박주영을 지도한 변병주 청구고 감독은 "고교 때는 고려대 진학 후 대구FC행을 염두에 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고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주영은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등으로부터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

FC 서울 경우 고려대에 6억여원 상당의 인조잔디 구장을 만들어주기로 했다는 등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고려대 조민국 감독도 박주영의 FC 서울행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은 2001년 박주영을 브라질에 1년간 유학시킨 것을 내세워 우선 협상권을 주장하고 있다.

대구FC 관계자는 "박주영도 최성국(울산), 이천수(스페인 누만시아), 김동현(수원) 등과 마찬가지로 재학 중 프로행이 확실시된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박주영을 잡기에는 너무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FC는 20일 오후 3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고려대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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