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輸出 2000억 달러'의 明暗

'100억 수출, 1천불 소득'을 외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바야흐로 수출 2천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양적(量的) 팽창은 기적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 경제를 통틀어 '속시원한' 뉴스 접하기가 힘든 요즘, 수출 '2천억 달러 시대'는 한국경제의 희망이자 청량제로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다.

산업자원부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액이 1천960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늦어도 오는 25일이면 사상 최초로 연간 누적 수출액 2천억 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하니 '수출 입국(立國)' 하나에 매달려 앞길을 달려온 한국민 땀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성장 속도를 보면 더욱 놀랍다. 64년 1억 달러를 돌파한 이래 40년 만에 무려 2천배로 늘어났다. 연평균 23.1%라는 경이적인 수출성장률을 기록하며 수출 규모도 세계 83위에서 12위로 뛰어올랐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0.07%에서 2.6%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생각보다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무선통신, 자동차, 컴퓨터, 선박 등 5대 주력 분야에 목이 매여있다. 이들이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은 곧 구조적인 불안 요인이다. 이들 분야의 환경이 바로 한국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역국 우선 순위도 크게 바뀌었다. 미국과 일본 위주의 수출 패턴에서 이제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협'이라는 두 얼굴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쌍방 무역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우리가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 수출도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 질적인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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