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재흥 북한이주민지원센터 원장

"탈북자들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 아쉬워"

"아직은 우리 사회가 탈북자를 진정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

탈북자 정착을 지원하는 한재흥(45) 북한이주민지원센터 원장은 지역민과 탈북자간에 교류가 아직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첫마디를 꺼냈다.

탈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남북 관계의 비정상화로 인해 탈북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민족의 반쪽'이기 보다는 이질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는 것.

한 원장은 "우리 센터가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북한이주민들이 원만하게 대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애쓰고 있으나 북한이주민이 느끼는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상당수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갖는 기대감은 경제적 여유를 꿈꾸고 있으나 취업의 어려움, 지역민의 보이지 않는 경계 등으로 인해 쉽사리 안주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또 그는 탈북자라는 용어보다는 북한이주민이라는 호칭을 썼으면 한다고 했다.

한 원장에 따르면 최근 많은 탈북자가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데 그 수가 10만명선에 이르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탈북은 곧 남쪽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별로 없다고 한다.

관련 시민단체들이 현지에서 알아본 바로는 탈북자들은 제3국에서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가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북한이주민'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린다는 것이 한 원장의 주장이다.

한 원장이 이처럼 탈북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게 된 배경에는 부친이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점도 한몫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이북말을 많이 접했던 터라 북한이주민들과 상담을 할 때도 상대방이 덜 꺼려한다"며 웃었다.

한 원장은 지금까지의 활동이 터닦기였다면, 앞으로의 활동은 통일의 디딤돌을 쌓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대구에 정착해 있는 북한이주민들을 보면 어깨에 힘이 많이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이 지역민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웃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