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살려 소년소녀가장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지난 1일부터 엿새 동안 동구청 로비에서는 이색적인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동해 및 제주도 등에서 찍은 홍산호와 미역치, 실고기 등 30여점의 수중 생태 사진이 관람객을 맞았다.
이 '디지털 수중사진 전시회'를 연 사람은 HID(북파공작원: Headquarters of Intelligence Detachment) 부대 출신의 김억수(38·대구시 동구 효목동)씨. HID시절 익힌 스킨스쿠버 실력에다 취미로 시작한 수중사진 촬영 능력도 전문가 수준에 이르면서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김씨는 수중사진 전문잡지에 입상한 작품 등 선별된 수중 생태 사진을 판매한 돈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내놓기로 했다. 수중사진 한 장당 가격은 5만원. 액자 구입비용 정도에 불과하지만, 액자비용도 제하지 않고 전액 소년소녀가장돕기로 기부키로 한 것이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김씨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틈틈이 액자비용을 마련해왔고, 좋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싼 가격에 액자를 구입할 수 있었다. 김씨는 판매 수익금 200여만원을 구청 사회복지과를 통해 소년소녀가장 4, 5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대경HID설악동지회 회원 20여명과 함께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소년소녀가장들과 지속적인 인연을 맺기로 했다. 이들이 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자금,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이들이 평소 가보고 싶어하는 곳에 여행도 함께 갈 계획이다. 또 내년엔 중고생 소년소녀가장 20~30명을 대상으로 무료 스킨스쿠버 강습도 계획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계획해 왔던 일인데 이제 이루게 됐습니다. 사진과 액자를 한꺼번에 마련하기 부담스러워 평소 조금씩 준비해 왔는데 부족한 게 많아 아쉽습니다. 올해는 시작일 뿐이고, 매년 이맘 때쯤에 소년소녀가장돕기 전시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김씨는 이 밖에 10여년 전부터 해병전우회, 119구조대 등과 함께 낙동강 등지에서 사체인양 자원봉사 및 금호강·낙동강 정화활동 등 군부대 시절 경험을 살린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소년소녀가장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년 동안 외톨이가 된 소년가장을 친자식 이상으로 키워오신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평생을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선행을 베풀어오신 어머니께 누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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