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사는 아이들을 일본에서는 '히끼꼬마리'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거기에서도 통용되는지, 그 아이들의 뒤에는 자식을 이기지 못하는 나약한 부모들이 필히 존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내 자식이 귀하고 이뻐서이든, 아니면 시쳇말로 낳은 죄 때문이건, 잘못된 요구를 하는 자식을 이기지 못하는 부모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자식에게 가르치기를 포기한 무책임의 전형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또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를 스스로 유보한 상태,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를 기만하는 태도가 아니겠는가. 그런 부모들이 감당해야 할 것은 이제, 더욱더 부모를 무시하는 '무서운 아이들'만이 있을 뿐임은 자명한 이치다.
그 부모들이 '무서운 아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직한 자세로 사태를 판단하고 진실되고 일관된 태도로 의지를 관철시켜 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젊은 부모들 중에는 자기 자식이라면 일단 껌뻑 죽는 시늉부터 하고 보는 이들이 없지는 않은 것 같고, 그리하여, 공공장소에서건 어디서건 예절 따위는 모르겠다는 태도의 사람들을 왕왕 보게 되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들을 위하여 우리 사회가, 공중도덕 따위의 도덕률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게 하면 옳고 그르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이상하고 힘들고 불편하다, 그러니 결론은 그렇게 하지 말자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말과 행위와 시도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성매매방지특별법에 대한 일각의 발언들도 그 중의 하나이다.
어느 분이 일갈하시기를, 우리나라에 이상한 법이 시행된 뒤 모텔경제와 지방산업이 다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지금껏 이 나라 지방산업들은 성매매방지법이 없어서 유지되었단 말인가. 하기사 성을 매매하려면 돈이 왔다갔다하니 딱 그 정도의 돈들은 돌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운운하며 성산업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던 분은 기왕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던 분이라서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공동선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아닌가보다는 그것이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그분의 모든 판단의 잣대인가 싶어져 씁쓸할 뿐이다.
하기사 이나라 법률들이란게, 아이가 사탕 사달라 칭얼되면 그것이 몸에 좋든 안 좋든, 앞 뒤 안가리고 사다 주는 어리석은 부모들의 솜방망이 룰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어디 한두 가지인가. 그런 사례들을 보고서 성매매방지법도 흠집 내고 물어뜯고 비아냥대다 보면 슬그머니 없었던 것이 되리라 믿어서들 그리 이상한 말들을 해대는 것일까.
물어뜯고 흠집 내고 '사회주의적 정책'이라 비아냥대어서 슬그머니 사라지는 법들의 뒷모습을 오늘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음이 나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당장에, 건설경기가 안좋다고 아우성 치니, 정부라는 부모는 기다렸다는 듯이, 주택거래 신고지역 해제시켜주고, 지방에서의 분양권 전매 허용하는 것으로 애초에 그 법 만들 때의 시퍼렇게 날 서던 태도는 언제적 일이냐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법률들 사라진 뒤로는 독버섯처럼 얼굴을 내미는 것이 있으니 개혁이 아니라 개악법률들 뿐이다.
거기에는 비정규노동자들을 더욱 확대시키는 법률이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또 전국의 9억원 이상 되는 집을 가진 5만여명의 사람들에게 물릴 종합부동산세가 너무 과하다고 바로 그 5만여명의 사람들이 아우성치고, 헌법소원이라도 낸다 어쩐다 한다면, 사탕 사달라 조르는 아이 이기지 못하는 부모처럼 이나라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그러나 알고보면, 그 종합부동산세라는 것도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과세기준도 대폭 줄고 과세 대상자도 대폭 감소한 내 보기에는 '눈치 덩어리' 법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결론은 무엇인가. 말로만 개혁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직하면 눈치 볼 것도 없다.
당장에 원성을 듣더라도 결국 승리하는 건 정직과 진실이라는 덕목일진대, 그 덕목들이 어찌 개인들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일 것인가. 정직하지 못한 부모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자식이듯이, 정직하지 못한 정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일 것인데.공선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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