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LA발언...여야 극명한 입장차

한나라 "북한측 논리 대변" 쟁점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LA발언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한미동맹관계보다는 북한 측의 논리를 '대변'했다"며 정치쟁점화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비판은 민족안보를 정쟁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노 대통령을 옹호했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경우 체제보장을 해주겠다고 했어야 앞뒤가 맞는다"며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도 북한도 설득할 수 없는 비현실성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 미국통인 박진(朴振) 국제위원장은 "정부의 '북핵 불감증'을 보여주는 폭탄 선언"이라고 규정하고 "말로는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수 있다"면서 "앞뒤 논리가 맞지 않고 6자 회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진하(黃震夏) 의원도 "대통령이 내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외국에 나가서는 북핵은 포기돼야 한다고 강조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다른 인식을 보이면 다른 나라가 우리에 대해 갖던 의아심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대통령이 밖에서 애를 쓰는데 등 뒤에서 총질하는 발언은 옳지않다"고 비난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을 왜 문제삼는가. 남북한이 전쟁을 해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통일외교통상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유선호(柳宣浩) 의원도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전에 방향을 제시한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한나라당이 '한미 공조에 부정적 발언' 운운하는 것은 우리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사대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金惠敬) 대표도 "노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오랜만에 환영한다"며 열린우리당을 거들고 나섰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