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한국축구가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조 최종전에서 후반 연달아 터진 김두현의 천금같은 선제골과 이동국의 추가골에 힘입어 몰디브를 2-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로써 4승2무로 승점 14를 확보해 같은 조의 레바논-베트남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선두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또 2002년 11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꼭 2년만에 상암벌에서 승수를 보태 서울월드컵경기장 전적 2승1무7패를 기록했다.

출범 이후 5승3무1패를 기록하며 간신히 월드컵 2차 예선이라는 '수능'을 통과한 본프레레호는 내년 2월부터 아시아 8개국이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벌이는 최종예선에 올라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게 됐다.

본프레레호는 그러나 후반 초반까지 무수한 슈팅을 날리고 10여차례 세트플레이 찬스를 맞았으면서도 몰디브의 지독한 밀집 수비에 말려 다시 한번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해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전열 정비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상암벌을 가득 메운 6만 관중이 그야말로 가슴을 졸이며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한판이었다.

후반 초반까지는 지난 3월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한 '몰디브의 악몽'을 떠올릴 정도로 답답한 흐름이었다.

이동국-안정환을 최전방에 내세운 한국은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패스의 박자가 맞지 않았고 의외로 거친 몰디브의 수비에 당황한 듯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또 뜻하지 않은 안정환의 부상으로 전반 26분 조재진이 교체 투입돼 들어갔으나 문전에서 이동국과 호흡이 맞지 않아 투톱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박지성의 논스톱 슛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4분 뒤 전담 키커 이천수의 문전 프리킥도 골 포스트를 살짝 넘었다.

전반 38분부터 인저리타임까지 10분 간은 한국의 숨쉴틈없는 공격이 이어졌으나 몰디브 골키퍼 임란 모하메드는 신들린 선방으로 슛을 막아냈다.

40분 이동국의 터닝슛과 41분 유상철의 헤딩슛이 모두 모하메드의 손끝에 맞고 굴절돼 나갔고 텅빈 골문을 겨냥한 최진철의 슛은 포스트를 살짝 비껴갔다.

혹시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함 속에 맞은 후반도 처음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

페널티지역 안에 7-8명이 버티고 선 몰디브의 밀집 수비 대형은 좀처럼 구멍을 내주지 않았고 한국의 공격 흐름은 무뎌진 듯 했다.

답답함과 불안감이 중첩되는 흐름을 일거에 승리의 환희로 바꾼 상암벌의 영웅은 올림픽호 출신의 꾀돌이 미드필더 김두현이었다.

전반 막판 중거리포로 슛 감각을 조율한 김두현은 후반 21분 이동국이 아크 정면에서 옆으로 살짝 내준 볼을 잡자마자 수비수 1명을 옆으로 제끼는 척 하며 벼락같은 25m짜리 왼발 캐넌슛을 날렸고 직선을 그린 볼은 왼쪽 골포스트를 때리며 네트로 세차게 빨려들어갔다.

안도의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25분 송종국 대신 설기현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고 곧이어 이동국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동국은 후반 34분 설기현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볼이 조재진의 앞을 스치고 통과하자 골문 앞에서 살짝 발을 갖다대 네트를 흔들며 한국의 귀중한 승리를 확인했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1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몰디브의 2006 독일월드컵축구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 후반에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이동국이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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