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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문 요양시설 대구 '여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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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여래원. 조명이(73)'민갑순(72)'남이순(71) 할머니가 앞마당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얼굴엔 친진난만한 웃음이 가득했다.

치매노인 전문요양시설인 여래원은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치매노인들은 스스럼없이 산책을 나오고, 주민들 또한 따뜻한 시선으로 노인들을 맞이한다. 치매노인 시설이라면 무조건 '혐오시설'로 치부해 버리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여래원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현대식 건물로 현재 치매노인 58명이 정을 나누고 있다. 여래원은 2년 전 급증하는 치매노인들을 보다 많이 '평생 모시기' 위해 새 건물을 짓기로 했다. 건립 초기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래원의 참뜻을 금방 이해했다.

여래원이 개원 전부터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봉사활동이 큰 도움이 된 것. 여래원은 7년 전(당시 단층 기와집)인 1997년부터 재가복지사업을 펼쳐왔다. 가정봉사원파견센터를 운영하며 집에 홀로 남겨진 치매노인들에게 도시락, 밑반찬 등을 배달했다. 치매노인들이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지낼 수 있는 주간보호센터도 운영했다. 이 같은 이웃사랑에 주민들은 감복했고,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 2년 만인 올 3월 문을 열게 됐다.

여래원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 2회 물리치료실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또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담장을 없앴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24시간 문도 열어둔다.

주민 박주용(53)씨는 "주민들도 언젠가 노인이 되면 가까이에 요양시설이 있는 게 훨씬 다행이라고 여기게 됐다'며 "여래원이 주민, 자원봉사자, 치매어르신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종명 원장은 "여래원은 지역 주민 모두의 공동 재산이자 믿음과 사랑의 결정체"라고 했다.

여래원의 최종 목표는 사회복지시설의 사회화다. 남은 공간을 활용해 청소년 공부방이나 아기 놀이방을 설치하고 종이접기, 꽃꽂이 같은 문화강좌나 음악교실을 개최해 지역 사회에 기여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주변에서 노인시설 등 사회가 당연히 보듬어야 할 시설까지 무조건 배척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며 "치매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도 이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열린 마음으로 이웃 사랑의 정을 나누는 사회가 우리에게 더욱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사진설명-물리치료실을 이용하고 있는 치매노인들. 여래원은 주민들에게도 물리치료실을 무료개방해 지역 사회와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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