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시 북구 3공단에 위치한 ㄱ금속. 이 업체는 현재 석달치 전기요금이 밀려있는 상태다.
금액만도 3천9백여만원에 이른다.
올해 한전 수금과 직원이 이 업체를 방문한 횟수는 무려 6번. 3개월 연체해도 단전을 시키지 않는 것을 악용해 석달에 한 번씩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이모(45) 사장은 "인건비, 재료비 등 급한 것부터 우선 해결하다 보니 전기요금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불황 여파로 지역 제조업체들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체납률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전기요금 연체이율은 1.5%(두달 연체 시 1% 추가)로 은행 대출이율에 비해 크게 낮다.
때문에 당장 현금이 급한 중소기업들에게 전기요금은 뒷전으로 밀린다.
7년째 수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 수금과 한희술(54) 주임은 "지난해부터 공단지역 연체율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당장 현금이 부족한 업체들은 단전만 피하려고 3개월 단위로 요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염색업체 ㅍ산업 정문에는 전기요금 청구서만 꽂혀 있는 채 공장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한 주임은 "두달치 요금을 내지 않았는데 결국 문을 닫은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요금을 체납하고 야반도주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수금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전기요금뿐 아니라 도시가스, 폐수처리비 등 각종 공공요금 연체율도 지난해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산업용 도시가스의 올해 평균 연체율은 4.7%로 지난해 연체율 3.3%에 비해 1.4%포인트 늘어났다.
성서공단 환경사업소는 올해 오·폐수처리비 연체율이 평균 10%로 지난해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경사업소 서성환 주임은 "최근 영세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미납업체 수도 크게 늘었고 연체기간도 예년에 비해 2개월 이상 늘었다"고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공요금 체납으로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업계의 고심은 이만저만 아니다
한전 대구지사에 따르면 올 7월까지 300만원 이상 고액미수액은 63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억원보다 50% 이상 늘었다.
지역 섬유업계의 불황을 나타내듯 미수액 중 섬유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섬유업종 미수금액은 28억7천만원으로 지난해 10억8천만원에 비해 1.6배 증가했다.
전체 미납업체 중 섬유업종 비중도 지난해 33.2%에서 올해 38.1%로 4.9%포인트 증가했다.
한전 대구지사 김재홍 수금과장은 "전국에 비해 지역의 수금률이 낮은 것을 볼 때 그만큼 지역 경제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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