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삶,옷과 밥과 자유

김재홍 지음/문학수첩 펴냄

학창시절, 교과서에 밑줄을 긋고 은유법, 의성어 외워가며 시를 배웠던 사람들에겐 시 한편을 온전히 감상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암기 과목'으로 시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학교를 졸업한 후엔 시집을 선뜻 집어들기 힘들다.

이런 일반인들을 위해 문학평론가 김재홍(경희대 국문과) 교수가 '삶, 옷과 밥과 자유'(문학수첩 펴냄)를 묶어냈다.

이 책은 '현대시 100년 한국 명시 감상' 시리즈의 5번째 책으로, 100여편의 시를 다루고 있다.

김 교수의 명시 감상 비평서는 한국 현대시를 폭넓게 조망하고 있어 리얼리즘시, 모더니즘, 분단시대 민중시, 순수시까지 100여년 간 현대시의 역사를 모두 보여준다.

이 책은 어렵게 시를 설명하지 않는 것이 특징. 시 감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시의 길목으로 안내한다.

저자의 친절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의 세계로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 한 편의 시를 두고 이와 비슷한 소재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외국시나 다른 시인의 시를 끌어들임으로써 그 시만의 독특한 느낌을 도드라지게 한다.

예를 들면 정현종 시인의 시 '파랗게, 땅 전체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슬그머니 휘트먼의 '풀잎'을 끌어들여 독자들의 감상 폭을 한층 넓히는 식이다.

황동규, 이해인, 류시화 등 동시대인들에게 사랑받는 시인들의 시도 소개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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