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개통을 앞둔 대구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수성구 연호동)이 승객이 없어 전동차가 서지 않는 '유령역'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대공원역은 대구시가 추진하려는 '대구대공원'이 들어설 경우 승객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 2호선 역사 중 지하상가가 들어서는 반월당역 등을 제외하고는 400억원을 들인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대공원역은 2호선 구간 26개 지하철역 중 달서구 이곡역과 함께 유일한 지하5층 규모로 총 면적만 1만6천944㎡에 이르며, 다른 역의 공사비가 250억~270억 가량인데 비해 390억원(1.3km 선로비용을 포함할 경우 810억원) 가량이 들었다. 다른 역에는 없는 변전실(지하 4층), 광장부(지하 1층)와 전시실, 지하 벽천분수 등 문화시설까지 갖춘 2호선의 '상징역'이다.
당초 대구시는 오는 2020년까지 대공원역 인근에 대구대공원을 비롯한 수영장, 야구장 등 종합스포츠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총 3천800억원이 소요되는 대구대공원 개발사업은 10여년째 장기 표류하고 있고, 앞으로 추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현 대공원역 인근에는 아파트 단지나 주택조차 전무한 실정이어서 내년 9월 개통시 이용객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또 대공원역에서 월드컵 경기장까지는 1.2km나 떨어져 있다.
따라서 승객도 없이 직원만 수십명이 근무해 경상경비 부담이 적잖고, 승객 발생요인이 있을 때까지 역사를 운용하지 않으면 수백억원이 든 시설을 방치한다는 비난이 따를 형편이다. 서울 지하철 마곡역도 일대를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 계획이 늦춰지면서 8년째 전동차가 서지 않는 '유령역'으로 남아 있다.
대구지하철공사측은 "내년 2월쯤 2호선 운영계획이 나와야 대공원역의 전동차 정차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400억원이 들어간 지하철 대공원역이 승객 수요 예측 잘못으로 전동차가 서지 않는 유령역으로 전락할 처지다. 마무리 공사 중인 대공원 역사 출입구의 모습이 휑뎅그렁하기 짝이 없다.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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