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상수도 취수원이 경북지역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수로 위협받고 있어 취수원 이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 직장협의회 부설 달구벌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대구시 상수도 먹는 물 취수지 적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대구 취수원은 천문학적인 관리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데다 부산·경남 등 하류지역 주민들로부터 일부 취수시설이 낙동강 오염을 유발한다는 등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대구 취수원 이전의 필요성과 후보 적지에 대한 의견을 살펴본다.
◇대구 취수원 이전, 왜?
대구 상수도는 2004년 말 현재 전체 인구의 99.5%인 지역 주민 253만2천여명에게 일일 181만t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 운문댐, 가창댐, 공산댐을 상수원으로 삼고 있으나 대부분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7개의 정수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상수원의 수질은 BOD기준 3㎎/ℓ이하로 2급수 수준의 비교적 맑은 원수를 공급하고 있다.
대구 상수도는 그러나 지난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오염사건과 최근에 빚어진 1,4-다이옥산 파동으로 인해 또다시 시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 97년부터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수질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미 등 대구 인접 지역에 대규모 산업공단이 위치한 관계로 또다시 제2의 페놀사태나 1,4-다이옥산 파동이 일어나지 않을지 불안한 상황이라는 것.
달구벌정책연구소 측은 "특히 구미지역에 조성된 대규모 공단을 미리 예측하지 못해 대구 상수원의 주요한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대구 상수도의 낙동강 취수장이 건설된 지난 1969년에만 해도 1급수에 가까울 정도로 취수원 수질이 양호했으나, 구미지역 국가산업단지 공단 조성으로 수질이 크게 나빠졌다는 것.
구미지역의 경우 공단 상류보다 하류지역의 BOD수치가 2배에 달할 정도로 오염된 상태인 데다, 공단 업체들의 주업종이 대부분 화학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사정상 유독성 폐수 방류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대구시가 지난 1983년 갈수기에도 원활한 취수를 위해 취수장내에 설치한 고무보는 부산·경남 주민과의 마찰의 원인이 돼 왔다.
왜관지점(강정취수장 직상류부)의 기준 갈수량 수량이 대구시의 수요량보다 적어 취수보가 완공될 경우 하류로의 물 공급이 거의 불가능하고 수질악화도 우려된다는 것. 우여곡절 끝에 강정취수보는 완공됐으나 부산지역 상수도 약 94%를 역시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갈등의 소지는 여전하다.
◇취수원 이전, 어디로?
연구소 측은 거리·수질·지형·오염위험 정도 등 물리적 요인과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구미공단 지역을 배제한 구미 상류지역을 1차 후보지로 제안했다.
대구에서 낙동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구미 해평 숭선대교 상류 1㎞ 지점 금호리 부근이 적당하다는 것.
연구소 측은 "이 지역은 수질이 대구보다 2배 정도 양호한 1급수이며 상류 인근에 감천이 합류되고 있어 수량도 비교적 풍부한 지역"이라며 "상류에 대형 공업단지 등 오염원이 없어 수질 오염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근 해평습지가 철새 집단 도래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취수원 지정시 환경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2차 후보지로 제안된 곳은 안동댐 또는 삼강지역.
안동댐의 용수는 수자원공사에 관리권이 있기에 대구시민의 먹는 물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다만 170㎞ 정도 취수해 정수장까지 도수관을 설치하는 비용이 대구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교적 수질이 양호한 곳으로 상주시 사벌면 매호리(예천군 풍양면 낙상리)의 퇴강 혹은 삼강이 적지다.
이곳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강변 여과수를 활용하면 전국에서 최상급의 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이곳 역시 대구시에서 약 120㎞가량 떨어져 있어 안동댐보다 공사비와 물 사용료 등에서 연간 수백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대구시, 취수원 이전 검토 나서야
이번 연구논문을 공동발표한 죽곡 정수장 이원철 정수담당은 "대구시가 2002년 발간한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낙동강 원수 저류시설, 식수전용 저수지 건설, 강변여과수 개발, 지하 암반수 개발 등 대체원수 확보에 대한 방안을 연구했으나 모두 실용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 "그러나 안전한 물 공급 체계 마련을 위해서는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취수원 이전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지역에서 △170㎞ 가량 떨어진 안동댐 △구미공단폐수를 벗어나 40㎞ 떨어진 해평 △120㎞ 지점에 위치한 상주시 또는 예천군 지역의 강변여과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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