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이 먼저니 남자친구 꿈도 못 꿔요"

지역출신 국회의원 여비서들…의정활동 최일선 담당 자부심

"남자 친구요? 꿈도 못 꿔요" "국회가 먼저고 가정은 다음이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고향까마귀' 여비서들의 하소연이다. 여비서들의 업무는 일상적으로 내방객 접대나 사무실 청소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나 국회의원 회관내 여비서들의 업무는 사뭇 다르다.

전화 응대에서부터 사무실 안살림, 의원들의 스케줄관리까지 다양하다. 의정활동의 최일선을 맡아야 하는 자리이자 의원이나 보좌관이 소홀히 하기 쉬운 세세한 것까지도 챙겨야 한다. 때로는 지역내 민원 청취 등, 지역과 중앙의 접속 창구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지역에서부터 중앙정치까지 업무영역이 넓다.

현재 지역 의원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대구·경북 출신 여비서들은 류윤희(36·이병석의원실) 황윤정(36· 이상배) 배효숙(34·장윤석) 노병진(29·박창달) 이영선(26·주호영) 장영주(26·주성영) 곽송주(25·박찬석) 이민영(24·김재원) 신윤미(23·이해봉) 이숙형(23·김광원) 유수진(22·김성조)씨 등이다. 여기에 김성태 전 대구방송 상무의 딸인 김은지(25·곽성문)씨 등이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회가 열리면 개인 시간은 꿈도 못 꾼다. 국보법 논란으로 법사위 농성시 의원과 보좌관들이 대거 회의장에 몰려 사무실을 지키느라 컵라면으로 때우며 밤새 사무실을 지키기도 했다.

특히 주성영 의원실의 장 비서의 경우 이철우 간첩 의혹 폭로 때문에 포천군민들에 의해 의원실이 한때 점거 당하고 고성과 막말 몸싸움이 연출되자 난생 처음 겪는 정치 싸움판에서 맘 고생을 톡톡히 치렀다.

주말이어야 자투리 시간을 낼 수 있는 지역출신 여비서들은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려 모임 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신의 스케줄이 아닌 '영감님들 스케줄'에 따라야 하는 사정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근 몇차례 만나 오찬을 함께하는 등 친목도모 시간을 늘리며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보좌활동의 노하우를 서로에게 전해주고 있다. 지역 의원들이 현안을 다루며 지역언론에 스포트를 받기까지는 국회 의사당 의원사무실 출입구 한 귀퉁이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지역 출신 여비서들의 역할이 숨어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사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지역출신 국회의원 여비서들은 의정활동의 최일선을 맡아야하는 만큼 다양한 일을 한다. 왼쪽부터 곽송주, 노병진, 유수진, 이숙형,황윤정, 이민영, 이영선,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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