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백화점 일등공신 사원

백화점에서 고객을 상대로 직접 물건을 파는 숍매니저와 고객들을 위해 최상의 물품을 구매하는 바이어는 매출창출의 '일등공신'들이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 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수천 명에 이르는 직원 가운데 각 백화점에서 선정한 베스트 숍매니저와 바이어를 통해 불황 속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그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 롯데백화점 대구점 구진희씨.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체형과 이미지에 어울리는 제품을 권하고, 그와 함께 핸드백이나 구두·액세서리를 전문적인 실력으로 코디해주고 있어요."

롯데백화점 대구점 여성의류 브랜드 '손정완' 매장의 숍매니저 구진희(45·여)씨. 불황 한파 속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데에는 구씨의 고객관리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녀가 일하고 있는 '손정완' 매장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억 원. 비슷한 수준의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매출이 무려 4~5배 많다.

구씨의 판매실적은 전적으로 그녀의 '끼와 노력'으로 일궈진 결과다.

그동안 숍매니저 생활을 하며 익히고 틈틈히 공부해 온 코디네이터 감각을 고객들을 상대로 십분 발휘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코디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덕분에 고객들이 줄을 잇는다는 것. 어울리는 스타일은 물론 그에 맞는 코디법까지 익힐 수 있어 의류를 구입할 때마다 고객들은 구씨를 찾는다고 한다.

고객들은 제품 구매와 코디 노하우라는 두 배의 만족을 얻고, 매장에서는 의류 제품과 함께 그에 어울리는 액세서리까지 판매할 수 있으므로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더불어 구씨의 고객 관리법도 성공 노하우로 꼽히고 있다.

고객들의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취향과 기념일 등의 세세한 정보를 담은 고객 자료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기념일에는 케이크와 카드 등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해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구씨는 "인간적인 친밀감이 한 번 방문한 고객을 단골로 만들어내는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청과바이어 김환택 과장

"불경기에다 경쟁사 출현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출이 신장되고 있어 청과물 구매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청과바이어 김환택(37) 과장. 경산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를 생각해 농민들이 피땀으로 생산한 농산물이 제 값을 받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 동아백화점에 입사한 후 11년간 생식품 구매업무를 맡고 있다.

수산물 구매를 시작으로 행사기획, 양곡·청과물 구매업무를 맡으면서 바이어로 잔뼈가 굵었다.

무엇보다 2004년은 김 과장에게 남다른 한 해다.

그가 구매한 상품들이 포스코 대구은행 2군사령부 SK텔레콤 등 유수의 기업·기관에 납품돼 동아백화점의 기업 이미지를 한껏 높였기 때문이다.

김 과장이 털어놓는 성공비결은 간단해 보이지만 의미가 깊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라" "상식이 곧 문제 해결법이다" "식품 구매자로서 사명감을 가져라" 등 평범해 보이지만 진리가 숨어 있다.

그는 "구매자는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라며 "그러나 새벽이 없는 구매자는 의미가 없다는 신념아래 새벽마다 양질의 식재료를 찾아나서고 있다"고 얘기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매입, 포장, 물류, 판매 모두를 챙길려면 지칠줄 모르는 체력도 바이어에겐 필수다.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신용을 판매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해발 800m 강원도 산간을 누비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찾은 경우도 있다.

그는 "내가 구매하는 모든 상품을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자세를 바로잡는다"며 "상품을 구매하는 데 자신이 없으면 최고 비싼 상품을 찾았다"고 성공 노하우를 털어놨다.

◇ 대구백화점 대백프라자점 권순천씨.

"제가 판매하는 화장품을 통해 고객들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볼 때마다 행복감을 느낍니다.

"

대백프라자점에서 올해 단일 브랜드로 최고 수준인 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시슬리' 화장품 숍매니저 권순천(33·여)씨.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과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10년 이상 화장품 매장에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판매사원이다.

1997년부터 시슬리 화장품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99년부터 매니저를 맡아 매년 30∼50% 이상 꾸준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권씨는 "시슬리 화장품이 매년 꾸준한 신장세를 기록한 데에는 천연식품 추출물과 농축된 오일만을 사용하는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제품의 컨셉이 고객들에게 주효한 덕분"이라고 얘기했다.

여기에 권씨의 부단한 노력도 매출성장 신화를 낳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고정고객 관리를 위해 매장을 찾아온 고객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수첩에 일기형식으로 기록해 체크하고 있다.

또 자체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화장품 구매주기인 3개월에 맞춰 고객들에게 러브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단골고객 관리에는 더욱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개인 휴대전화에 입력된 고객만도 100명이 넘는다

권씨는 "매장내에서는 항상 밝은 표정으로 고객 응대에 최선을 다하도록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출산휴가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매장에 직접 나와 매장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2002, 2003년 대백우수매장으로 뽑혔으며 권씨 개인적으로는 시슬리 본사로부터 모범상, 공로상, 근속상 등을 받기도 했다.

권씨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매출신장세를 이어가 커리어우먼으로 더욱 성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사진: 롯데백화점 대구점 구진희씨,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청과바이어 김환택 과장, 대구백화점 대백프라자점 권순천씨. (위에서부터 차례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