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10시 경북경찰청 대회의실. 경찰관과 가족 등 13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난데없이 경북도립 교향악단의 현악5중주 연주가 울려퍼졌다.
30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다 이날 물러난 이준호 경위(57·생활안전과)·하광열 경사(57·정보통신담당관실)의 정년 퇴임을 축하하기 위한 것. 동료 10명의 축하예도 터널을 통과해 쑥쓰러운 표정으로 퇴임식장에 들어선 두 경찰관의 얼굴에도 금세 미소가 번졌다.
1974년 순경으로 경찰에 몸 담았다 이날 퇴임한 이 경위(57)는 "딱딱했던 퇴임식행사를 정말 축하받는 자리로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낯선 풍경은 이 뿐이 아니었다. 퇴임자의 흉장을 기념패로 만든 '영원한 경찰인의 패' 전달에 이어 축시낭송, 송별가 연주가 이어졌고 퇴장할 때는 축포가 터졌다. 결혼식을 연상케하는 이벤트는 모두 경북경찰청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일.
김석기 경북경찰청장은 "그동안 퇴임식은 지나치게 딱딱한 분위기 속에 치러져 퇴임자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직원과 가족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도내에서는 모두 28명의 경찰관이 정년·명예퇴직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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