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인 회담' 멤버 중 박 대표만 '건재'

'여야 4인 대표회담' 멤버들 가운데 한나라당 박

근혜(朴槿惠) 대표만이 유일하게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여 협상의 파트너였던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

내대표가 지난해 새밑 '4대 법안' 협상의 후폭풍에 휘말려 중도하차했고, 같은 당의

원내사령탑인 김덕룡(金德龍) 대표도 사퇴압력에 휘말리는 등 적지않는 상처를 입은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표면상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31일 밤까지 지속된 여야 원내대표간 1

박2일간의 4대입법 '마라톤 협상'에서 "국가와 당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확고부동한

원칙론을 견지, 신문법을 제외한 나머지 3대법안을 2월 임시국회로 넘기는 나름대로

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지킬 것은 어떤 경우든 지킨다"는 명문을 내걸고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 추진 시도를 무산시킴으로써 최대 지지층인 보수층의 결집을

도모하고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게 당내외의 대체

적인 평가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는 여권의 명분없

는 4대입법 추진을 온 몸으로 막아냄으로써 당리당략 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우선적

으로 고려하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이날 낮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4개 법안의 경우 건물로 치면

기초라고 느껴졌다"면서 "기초가 무너지면 다른 것도 다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임했

다"면서 말했다.

물론 박 대표는 신문법이 통과된데 대해 "물론 다 지키고 싶었지만 여야가 있고

저 혼자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막판 국회의장이 제안해 오셨는데 상황이 어떻

게 할 수가 없었다"면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고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상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도 이번 4대입법 협상 과

정에서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었다는 상반된 평가도 없지 않다.

우선 '보수 정치인'으로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실패함으로써 향후 당과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즉 이번 4대입법 협상과정에서 과거와 이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

이념을 뛰어넘는 정치인' '과거보단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선

보이는데 실패했고, 이는 향후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박 대표는 이번 '4대입법' 협상과정에서 '보수' 쪽에 지나치게 무게중심

을 둠으로써 향후 당내 개혁 및 소장파 세력으로부터의 지원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당내 소장.개혁파들 내부에선 "박 대표의 온건 개혁 이미지가 훼손된 만

큼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

다.

이밖에 박 대표가 이번 대여협상 과정을 주도한 김덕룡 원내대표와 협상과정과

결과를 놓고 적지않은 이견을 노출한 점도 향후 지도력 행사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

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박 대표도 이 점을 의식한듯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인책론에 대해 "이러저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 전체로 보면 최선을 다한 것

이 아니냐"면서 서둘러 '봉합'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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