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800억 원대를 기록,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00억 원 많은 좋은 실적으로 연말 삭막한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이런 추세면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이란 이름으로 1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성금 모금은 지난해 성과 949억 원을 가뿐히 넘어 사상 처음 1천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엔 큰손이라 할 대기업의 공이 컸다. 삼성(200억 원), 현대기아차'LG'SK'포스코(각 70억 원) 등이 한 몫씩을 담당해 기업 성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배 늘어난 570억 원이나 됐다. 그러나 개인들의 온정도 기업 못잖았다. 기업 모금 급증에 따라 전체 모금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의 15%에서 13%로 떨어졌지만, 지난해보다 20억 원이 불어 100억 원을 넘어섰다.
○...경기 불황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나타난 예상 밖의 결과에 국민들은 어려울수록 서로 돕는 우리 고래의 미풍이 살아있음을 느꼈음직하다. 개인 기부자 중 60대 한 할머니는 익명으로 상이군경이었던 남편이 사망한 뒤 받고있는 연금을 아껴 모아 지난해부터 100만 원씩을 기탁하고 있다. 할머니는 "죽을 때까지 계속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한 극빈자는 자신의 1년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120만 원을 내놓아 주변을 감동시켰다. 50대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김모씨는 "어렵게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되고자"는 편지 사연과 함께 헌 옷을 수집해 모은 '거액'을 내놓은 것이다. 고아 출신인 김씨는 IMF외환위기 때 허드레 일용직마저 잃고 노숙자로 살기도 했는데, 한달 생활비 10만 원으로 혼자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한 경로당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1년간 폐신문지를 모아 판돈 100만 원을 기부했다. 평균 77세인 경로당 노인들이 모은 신문지는 14kg 묶음 1천400여개나 됐다고 한다. 선행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한다. 길거리 걸인에게 동전 한푼이라도 놓고 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추위를 체감하는 서민들이다. 오늘처럼 싸늘한 불황의 겨울을 나는데는 따뜻한 체온, 그런 온정이 절실하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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