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국 러시 '外遊비난' 왜 받나

연말 임시국회 끝나자마자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해외 방문길에 오르고 있다. 마치 수능 끝난 고3들처럼. 더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우리가 언제 죽기 살기로 싸웠냐는듯 어깨동무하고 나가고 있다. 국회운영을, 나라 걱정을 해외 나갈 때처럼 손 꽉붙들고 하면 만사가 형통이다. 국민들은 그래서 또 걱정이다. "외교하러 가는거냐, 외유(外遊)하러 가는거냐."

이 험악한 글로벌시대에 공직자든 사업가든 국회의원이든 해외경험은 많을수록 좋다. 문제는 '질(質)'이다. 기실 파행의 장기화속에 17대 첫국회 의원외교는 전면 마비였다. 81개국과 맺어진 의원외교단체는 한'일 의원연맹 등 몇곳을 빼곤 출범조차 제대로 못했다. 북한문제를 둘러싼 '한'미 갈등'때 정부를 대신해서 물밑외교에 나서야할 우리 의회차원의 '역할'이 낙제점이었음은 그 실례(實例)다.

역설적으로, 국회차원의 의원외교의 중요성은 실로 크다. 다양한 외교'정보 채널의 확보는 훗날 외교적'경제적 꼬임이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 중요한 의원외교단체들이 정쟁때문에, 또 그 단체의 회장을 여당이 먹느냐 야당이 먹느냐 자리싸움 때문에 단체구성조차 하세월이면 국민들의 걱정은 무리가 아닌 것이다.

기회가 닿으면 나가서 만나고 나누고 부딪치기 바란다. 다만 조건이 있다. '외교냐 외유냐'하는 국민시선을 의식하고 공인(公人)으로서의 자기성장과 국익에 보탬되는 결과를 낳아야 한다. 외국의회도 우리처럼 장날마다 싸우는지 보고오라. 그러자면 국회는 의원 해외일정을 공개하고 귀국후 상임위별 보고회 등 결과물을 '직접' 내어놓기 바란다. 수행한 실무진에게 보고서 작성을 맡기지 말라. 그것이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국회예산 100억원을 불려놓은 것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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