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고교 입시의 단점을 보완키 위해 경북에서 실시하는 고입 논술고사가 당락과 무관한 통과의례로 전락,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경북교육청은 대학입시에서의 논술 강화 등을 이유로 폐지에는 반대하면서도 논술고사 변별력을 높이는 방안도 과열 경쟁을 우려해 추진하지 않아 무소신 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경북에서는 내신성적 300점 외에 논술고사 점수 20점을 고입 전형에 반영하지만 기본 점수로 16점을 주고 있어 실질 반영률은 1.25%(4점)에 불과하다.
게다가 채점을 맡은 고교 측이 학력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사실상 지원자의 내신성적에 맞춰 논술 점수를 주는 바람에 그마저도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2만2천여 명의 고입 수험생이 치른 논술고사에 대해 중·고교 교사들은 "시험이 아니라 논술문을 써 보는 기회를 주는 데 그쳤다"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안동의 한 중학교 진학담당 교사는 "당락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탓에 학생들은 시험 전에 겨우 원고지 쓰기나 맞춤법 등을 공부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포항의 한 고교 교사도 "형식적인 일회성 논술고사를 다소 못 치렀다고 해도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는 게 낫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라며 "논술고사를 폐지하든 비중을 높이든 교육 당국이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근호 경북교육청 장학사는 "논술고사 시기를 앞당기거나 배점을 높이는 방법 등을 검토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발을 우려해 시행하지 못했다"며 "이달 중에 중·고교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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