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중정 요원들의 요청을 받은 조직 폭력배들에 의해 현지에서 살
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대중 정부 때 국정원 고위직을 지낸 한 관계자는 19일자 한겨레 신문과의 인
터뷰에서 "김형욱 전 중정 부장은 당시 중정이 청부를 줘 마피아가 살해한 것으로
들었으며 공작에 참여한 요원 8명 정도가 모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중정내 관련자가 3명 정도로 알려졌으나 8명이며, 팀장급은
81살쯤 됐을 것"이라며 "프랑스 한국대사관 지하에서 사살됐다거나 청와대 지하 사
격장에서 사살됐다는 말이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김형욱이 살해된 뒤 프랑스에 암매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과거
사 규명에 착수한 "국정원 진실위원회가 프랑스 현지 조사를 통해 이를 발굴하고 DN
A 검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겨
레신문은 이와 관련 "중정 및 국정원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마피아 청부 살해설을
언급한 바 있어 이 관계자의 증언은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8일 발간된 '월간조선' 3월호도 익명의 전 중정 간부 말을 인용, 김형욱 전 실
장이 김재규 부장의 지시로 제거됐다고 보도했다.
이 전직 간부는 "이 사건과 연관이 된 전직 요원으로부터 들었다"면서 "당시 프
랑스에 유학하고 있던 한국 학생이 김형욱을 특정 장소로 유인해 국제 범죄 조직에
인계했고, 범죄 조직원들이 김형욱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 간부는 그러나 이
유학생이 정보부 요원이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보도들에 대해 국정원 진실위 관계자들은 "참고로 하겠지만 아직 확인
이 안된 내용인만큼 논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실위를 이끌고 있는 오충일 목사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마피아를 시켜서 살해했다는 내용은 오래 전부터 소문으로 나돌던 내용
이나 '공작 관련 요원 8명 생존' 내용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면서 "그러나 본격조
사에 들어가더라도 이런 내용을 어떤 전제로 삼아 조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진실위의 민간측 간사인 안병욱 교수(가톨릭대.국사학)도 "언론에 의해 알려진
것 이상의 새로운 조사를 한 것이 없어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
보도 내용을 사실로 단정하지는 않겠지만 기초자료로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 당국자는 "진실위에서 조사를 벌이는 만큼 지켜봐달라는 게 국정원 입장
"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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