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대구지역본부 희망퇴직자 130여 명을 놓고 지역 제2금융권이 치열한 구인 손길을 뻗치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대상은 30대 중반 전후로 각종 금융자격증을 취득한 은행원. 은행 퇴직자들은 금융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막바로 보험설계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등이 특히 눈독을 들여 스카우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지역에서 퇴직한 이들은 40~50대가 70% 이상이며 30대는 임신, 육아휴직 중인 여 은행원들이 많아 30대 중반 남자 은행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로 인해 하루라도 먼저 이들과 접촉, 선수를 쳐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보험업계의 퇴직 은행원 신상 파악 작업이 치열하다. 국민은행 출신을 동원해 국민은행 지점마다 전화를 걸어 옷벗은 은행원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등 부산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보험업계에 있는데 최근 이들로부터 누가 퇴직했는지 알아보는 전화가 하루 3~5통 이상은 된다"며 "그러나 VIP고객을 많이 알고 있는 퇴직 은행원들이 보험업으로 전직할 경우 은행 고객이 이탈할 수도 있어 퇴직자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뿐만 아니라 상호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종에서도 이들을 고용하고 싶어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퇴직 은행원을 겸임교수로 고용하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 한 관계자는 "우수 인력을 설계사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은행원들이 한꺼번에 많이 퇴직할 때가 좋은 기회"라며 "그러나 보험사 간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퇴직 은행원들을 위해 재취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퇴직 은행원들을 교육시켜 채무자들로부터 채권 회수를 담당하는 채권 추심, 영업점 검사 등 후선업무 등에 우선적으로 고용할 예정이어서 퇴직 은행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국민은행의 대규모 퇴직과 관련, 그들의 사연이 일부 알려지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은 반면 거액의 퇴직금 등 좋은 조건으로 직장을 떠나는 그들보다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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