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wetland)란 물을 담고 있는 땅이나 하천, 연못, 늪으로 둘러싸인 습한 땅을 말한다. 이런 습지는 '생명의 땅'이다. 물이 흐르다가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명체를 키움으로써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 또 습지가 많은 생명체에게 서식처를 제공해 주면 이 생명체들은 생태계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습지에는 어떤 식물들이 살고 있을까? 습지는 물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물에서 살아가는 수생식물과 습한 지역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수생식물은 일반적으로 관다발 식물(양치식물 이상의 고등식물) 중 물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활사 중에서 적어도 한 시기는 물 속에서 자라는 초본(풀)식물을 말한다.
우리나라 습지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식물은 총 134종류(60과 11속 119종 2아종 11변종 2품종)로 남방계 식물인 양치식물이 많고 귀화식물은 없다고 보고돼 있다. 귀화식물이 없다는 것은 인간에 의한 간섭이 없는 '자연' 생태계임을 보여주는 것.
또 솔비나무'죽대와 같은 한국특산식물이 3종류, 섬사철난'갈매기난초 등 국제적 멸종위기식물이 3종류가 있으며 물여뀌, 넓은잎미꾸리낚시, 물고추나물, 마름, 쉽싸리, 가막사리, 보풀, 바늘골, 네모골, 세모고랭이, 가시연꽃 등의 습지식물이 있다.
이러한 습지식물은 갈대나 달뿌리풀, 물억새, 부들 등과 같이 뿌리를 땅속에 내리는 고착성 수생식물과 개구리밥, 좀개구리밥, 부레옥잠 등과 같이 물속에 뿌리를 내리는 부유성 수생식물로 나눌 수 있다. 또 고착성 수생식물은 미나리나 애기부들처럼 식물체의 밑부분만 물 속에 잠긴 정수식물(추수식물), 검정말과 붕어마름 등과 같이 식물체가 완전히 물 속에 잠긴 침수식물, 수련과 연꽃 등과 같이 물 위로 잎이 뜨는 부엽식물로 갈라진다.
지난해 9월에는 앞서 소개된 수생식물 외에 새로운 습지식물이 울산과 경주 사이 대규모 산지 늪에서 4종이나 발견돼 화제가 됐다. 자주땅귀개처럼 생겼지만 자주색 대신 흰색 꽃을 피우는 '흰자주땅귀개', 기존의 끈끈이주걱에 비해 잎이 붉고 꽃이 분홍인 '붉은 끈끈이주걱', 꽃대가 여러 개인 '여러대 끈끈이주걱', 꽃대 끝에서 빗자루 모양으로 갈라진 '빗자루 끈끈이주걱' 등이 전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것.
습지는 많은 생명이 상생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며 우리가 만들어 내는 오'폐수 등을 깨끗이 바꾸어주는 정화의 땅이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습지는 쓸모 없는 땅이라고 인식되어 왔고, 지금도 무지하고 급진적인 개발론자들의 논리에 밀려 수많은 습지가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생명의 근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습지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생명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것이 인간 또한 생명을 유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정말 '자연상태'로 놓아두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
이재윤(대구생명의숲)
사진: 우포늪의 가시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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