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바람 잔 날

무료히 양지쪽에 나앉아서

한 방울

두 방울

슬레이트지붕을 타고 녹아 내리는

추녀물을 세어본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천 원 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

흘러내리는 물방울에

봄이 잦아들었다

박형진 '입춘단상'

한 방울, 두 방울, 겨울은 더디 가고, 천 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내어서, 한 방울, 두 방울이 아니라 갑자기 흘러내리는 물방울 소리를 내며 봄은 와서, 쏟아지는 햇살처럼 따뜻한 봄은 와서, 이제 춥지가 않아 움츠렸던 영혼도 기지개를 켜고, 돈 안 들여도 천지는 순식간에 꽃나팔을 불어 날릴 것이다.

천 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내어서, 청정하기까지 했던 그 얼음물에 발 담그고 피어나는 이 세상 사람의 꽃들은 더욱 환하게 웃으며 봄 햇살의 소중함을 온 몸으로 껴안을 것이다.

박정남(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