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의 감동이 다시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당시 한국의 4강 신화를 달성한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조국 네덜란드 프로 팀 에인트호벤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데려간 한국 선수는?. 축구팬이라면 금방 알 수 있는 답이다.
30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전을 본 사람들도 그 답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한일월드컵 후 히딩크의 부름을 받은 단 두 명의 태극전사 박지성과 이영표가 3차전까지 진행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플레이메이커 박지성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한결 완숙해진 경기 조율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박지성은 과감한 중앙 돌파로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을 비롯, 위협적인 공간 패스로 상대 수비수들을 주눅들게 했다.
주 포지션인 왼쪽을 후배 김동진에게 내주고 오른쪽 윙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이영표는 1차전 추가골에 이어 이날 3차전에서 결승 선제골을 터뜨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히딩크로부터 마지막 순간 버림받고 엄청난 좌절을 겪었던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은 독일월드컵을 위해 영입한 새로운 외국인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과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의 최전방 중앙공격수 이동국은 1차전에 이어 다시 한방을 가동, '킬러'의 본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을 2대1로 따돌리고 6회 연속(통산 7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담맘 쇼크'로 비틀거렸던 한국 축구의 새 출발을 알린 한판이었다.
하지만 스리백 수비진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 독일행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설기현-이동국-차두리(왼쪽부터)를 스리톱에 박지성-유상철을 공격·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시킨 한국은 전반 내내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기존 스리백 대신 수비라인을 두텁게 쌓는 포백 밀집 수비로 한국의 공세를 막았다.
한국은 단순한 공격 패턴을 반복하다 번번이 상대 밀집 수비에 걸렸고 결정적인 찬스에서도 힘없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한국의 첫 골은 이러다 이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던 후반 8분 터졌다.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두터운 상대 수비진을 온몸으로 돌파, 골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이영표에게 다시 찬스를 열어줬다.
2대1 패스로 수비진을 허문 이영표는 골키퍼와 맞서 오른발 슛을 날렸고 볼은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표도로프의 다리를 스치며 굴절돼 골 네트를 세차게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후반 16분 본프레레호 황태자 이동국의 발끝에서 승리를 확인하는 축포가 터졌다.
이동국은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은 차두리가 볼을 튕겨주자 달려들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그물을 출렁였다.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32분 게인리크가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슛으로 한골을 만회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사진: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이동국(왼쪽)이 발리슛으로 두번째 골을 성공한 뒤 동료 설기현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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