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년 대통령 자이툰 방문 전날 총기사고

지난 해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자이툰부대를 방문하기 전날 부대에서 총기 장난 사고로 제르바니(구 민병대) 대원 1명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7일 자이툰부대 홍모(22) 상병은 평소친구처럼 어울리던 헤면 바카르(23) 제르바니 대원에게 실탄이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고 K-2 소총을 겨눴다가 잘못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이다.

총탄은 바카르씨의 복부를 관통했고 부대원들은 즉시 아르빌 시내 리즈가리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치료를 받다가 나흘만에 숨졌다. 합참 관계자는 "바카르씨와 친하게 지내던 홍 상병은 가끔 빈총을 겨누며 장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임 근무자에게 총기를 전달받은 홍 상병이 빈총으로착각하고 겨눴으나 바카르씨가 위협을 느끼고 총을 밀치는 과정에서 실탄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바카르씨가 총탄을 맞고 쓰러지자 제르바니 대원 여러명이 달려와 한 때 분위기가 험악했으나, '오발 사고'라는 바카르씨의 말을 듣고 사태가 진정됐던 것으로 알려져다. 그러나 합참은 사건 발생 5개월 간 이같은 사실을 숨겨오다 뒤늦게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부대를 방문하기 전날 사건이 발생했고, 대통령 방문에 따른 보안조치를 강화하면서 공개하는 것을 깜박했다"고 말했다. 자이툰부대는 노 대통령의 신변경호를 위해 사전에 부대에 배치된 청와대 경호팀에게 사건 경위를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이툰부대는 같은 달 15일 작전부사단장 등 관계자 7명을 보내 바카르씨가족을 위로했고 1만달러를 위로금으로 전달했다. 부대는 부인과 1남1여를 두고 있는 사정을 감안해 주택을 새로 지어주고 월 450 달러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부인에게는 자이툰부대 정문 검색요원 일자리를마련해줬다.

합참 관계자는 "바카르씨의 경우 이라크 동맹군 관련 법률에 따라 순직에 해당하는 만큼 유족들에게 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쿠르드지방정부(KRG)측에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바카르씨는 숨지기 전 "오발사고인 만큼 친구(홍상병)를 처벌하지 말아달라"고유언을 했고, 현지 경찰인 바카르씨의 형도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서를 자이툰부대로 보냈다.

홍모 상병은 현재 귀국해 군형법상 과실치사죄로 1년 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이 사고로 자이툰부대 지휘관은 한 사람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한편 합참은 귀국한 자이툰부대원 1진 장병들이 현지에서 휴가를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불만에 따라 38만2천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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