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조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 비누를 마지막 쓰고 김씨는 오늘 죽었다

헐벗은 노동의 하늘을 보살피던

영혼의 거울과 같은

조그마한 비누 하나.

도시는 원인 모를 후두염에 걸려 있고

김씨가 쫓기며 걷던 자산동 언덕길 위엔

쓰다 둔 그 비누만한

달이 하나 떠 있다.

이우걸 '비누'

김씨! 그의 일생 혹은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면 몹시 눈물겹다.

그에게도 보랏빛 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은 종내 꺾여 버렸다.

영혼의 거울과 같은 작은 비누 조각을 마지막으로 쓰고 이 세상을 하직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원인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쫓기며 걷던'이라는 구절에서 미미하게나마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첨단 과학문명시대를 사는 인간의 고뇌를 적잖게 시화(詩化)에 힘써온 시인은, '비누'에서 간결한 묘사와 담담한 진술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아픈 한 단면을 떠올리고 있다.

삶의 진정성 문제를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이정환(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선거 선언을 촉구하며, 6·3 지방선거에서의 부정선거 참사와 관련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선관위 책...
대구경북 경제는 장기 침체 속에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45조4천억...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가변축을 장착한 대형 화물차와 특수차의 안전 점검을 연 1회 실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며, 이는 지난해 경부고속도...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