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걸 자꾸 가져오노. 다들 바쁠 텐데…. 잘 먹으께예."
18일 낮 12시 무렵 동구 서호동의 한 단칸방 문을 열고 나온 오화자(77) 할머니는 밑반찬을 가져온 김순연(40·여)씨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홀로 지내는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등록돼 매달 받는 25만 원과 고물을 수거해 판 돈으로 생계를 꾸린다.
김씨는 할머니 성격이 낙천적이라 쉽게 친해졌다며 밑반찬을 건넨 뒤 할머니 손을 꼭 잡아보고는 다시 배달길에 나섰다.
그는 "가져온 고등어는 구워서 상추쌈을 싸 드시면 맛있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은 이달부터 반야월 교회(대표 이승희 목사)의 좋은이웃봉사팀과 연계, 2주에 한 번 1주일분 밑반찬을 만들어 홀몸노인 등 불우이웃 30가구에 전하고 있다.
이번 밑반찬 전달은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사업 예산과 음식조리, 전달 등은 교회 자원봉사자들이 맡았다.
이날 오전 박필순(59·여·동구 방촌동)씨 등 7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교회 복지관 조리실에서 밑반찬을 만드느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박씨는 "나이가 드니 보람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면서 "음식 만드는 일이야 평생 해오던 것이라 자신있다"며 동그랑땡을 굽고 오이소박이를 무쳐 반찬통에 담았다.
복지관 측은 이 사업이 불우이웃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데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세라 사회복지사는 "아직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불우이웃들이 많으므로 이 사업을 확대해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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