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요일 외래진료 공백 '휴일엔 아프지 마?'

"이젠 아픈 것도 택일(擇日)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주 5일 근무제 대상 병원(직원 300명 이상) 가운데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오는 7월 1일부터 토요일 외래 진료를 않거나 축소키로 해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들 병원들은 노사 합의, 환자 수 감소로 인한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 토요일 환자가 줄어든 이유는 진료과목 교수들의 토요 근무 기피, 진료과 축소 운영 등이 큰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 대구적십자병원 등은 토요일 외래 진료를 계속 하기로 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21일 임상과장 회의를 열고 오는 7월 1일부터 토요일 외래진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응급센터 내에 내과 및 외과계 진료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토요일 휴무는 지난해 병원협회와 보건의료노조와 합의된 사항이며, 토요일 외래 환자가 지난해 1천여 명에서 현재 100명 안팎으로 줄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영남대병원도 7월부터 토요일 외래 진료를 않는 대신 내과, 외과, 유방센터 등 일부 진료분야에서는 예약환자를 대상으로 부분 진료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 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상당수 교수들이 토요일 진료를 평일로 옮기는 바람에 토요일 환자가 이전보다 50% 정도 감소한 상태다.

계명대 동산병원 역시 7월부터 토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대신 5층에 주요 진료과 의사로 구성된 통합진료센터를 운영하며 산부인과, 신장내과(인공신장실), 물리치료실 등은 부분 진료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은 종전처럼 토요일 외래 진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조성경 대구가톨릭대병원 병원장은 "토요일 외래 진료가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토요 진료를 원하는 환자가 많아 정상 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토요일 정상 진료를 하기로 한 대구의료원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평일 근무시간을 조정해 토요일 외래진료를 정상 운영한 결과, 토요일에도 외래 환자가 평일 오전과 비슷한 수준(400여 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경북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보호자 김미정(36·여·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주 5일제가 되면 여행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시간이 없어 미뤄오던 진료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며 "유통업체, 관광업체 등 서비스업체들은 주 5일제 확산에 따라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고 있는데 병원은 왜 진료를 하지 않으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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