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멕시코서 시화집 낸 구광렬·노상동씨

멕시코 문학협회 시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시인 구광렬(具廣烈.49) 울산대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와 '한일자' 서예가로 유명한 노상동(盧相東.53) 화백이 멕시코에서 시화집을 발간해 멕시코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구 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멕시코에서 스페인어로 된 시집이 5권이나 되지만 시화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시화집은 그 동안의 시집과는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문인화로 대표되듯이 원래 동양에서는 시와 그림이 별개로 취급되지않았다"며 "그림과 혼합일체를 이룬 한국의 시문학을 멕시코 문학계에 처음 소개하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에온출판사에서 발간한 시화집 '하늘보다 더 높은 땅'은 구 교수가 엄선한 자신의 시 56편과 노 화백의 그림 56점으로 이뤄져 있다.

멕시코시티 중심가에 위치한 클라우스트로 데 소르 후안나 예술대학교에서 이달초 일주일간 열린 시화집 출판기념회 겸 전시회에는 멕시코 문단의 유명 작가들과유력 일간지 기자들이 참석, 한국의 독특한 시화 예술세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일간지 엑셀시오르는 지난주 문화면 톱기사로 구 교수와 노 화백의 시화집 발간소식을 실으며 "한국인이지만 멕시코에서 시인으로 활동한 지 만 19년을 맞는 구 교수의 주옥 같은 시들이 스페인어와 한국어로 노 화백의 그림 위에 새겨져 있다"고전했다.

2003년 '텅 빈 거울(El espejo vacio)'로 멕시코 문협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는구 교수는 2년 만에 다시 멕시코에서 시집을 내게 됐다. 1986년 멕시코 유력 문예지'엘 푼토'를 통해 멕시코 및 중남미 문단에 등단한 구 교수는 이미 5권의 작품집을멕시코에서 발표했다.

그의 이번 시화집 역시 동양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그 동안 작품에 뚜렷했던 자아에 대한 천착이 소재 및 주제면에서 더 일반적인 대상으로 확장돼 있는 느낌이다. 특히 노 화백의 '백(白).흑(黑).적(赤).황(黃).청(靑)' 이른바 오방색으로 이뤄진 그림과의 조화는 특히 눈여겨 볼 만하다는 평가다.

노 화백은 '한일자'를 주제로만 14번의 개인전을 여는 등 '한일자' 노상동으로더 잘 알려져 있다. 노 화백은 구 교수와 함께 시화집을 낸 동기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시와 회화의조화를 추구하면서 구 교수의 빛나는 시적 분위기를 회화로 재해석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유교)을 공부한 노 화백은 아시아의 중요한 예술동인 중 하나인 '물파' 회원이기도 하며 생애 전반을 통해 '한일자'의 의미를 추구해왔다. 노 화백은 이번 시화집 발간을 계기로 동양철학과 미술을 멕시코를 비롯한중남미에 알리기 위한 작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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