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단후 北 화물선 제주해협 첫 통과

북한 화물선이 15일 밤 남북 분단이후 처음으로제주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진입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4시 북한 남포항에서 설비물자와 소금, 석탄을 싣고 출항해 남하하던 남포선적 화물선 대동강호(9천t)가 이날 오후 10시께부터소흑산도 남쪽 23마일(북위 33도40분, 동경 125도11분) 해상에 진입, 제주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그러나 종려유와 콩, 소금 등을 적재하고 함께 남포항을 출항했던 황금산호(2천750t)는 항해속도가 느려 대동강호보다 2시간 늦은 15일 자정께 제주해협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북한 화물선은 여수 하백도 남쪽 20마일(북위 33도45분, 동경 127도41분) 연결선상을 따라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를 항해, 16일 오전 7시께부터 제주해협을 잇따라 통과한 뒤 다시 공해상으로 나가 청진항으로 북상한다.

제주해경 구난경비함 제민1호(1천500t급) 강홍렬 함장은 대동강호가 제주해협에진입하자 무선교신 감도를 확인한뒤 "여러분은 남북해운합의서가 적용되는 남측 항로대에 진입했습니다. 진심으로 환영하며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돕겠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북측 대동강호 최진택(59) 선장은 "동지들 건강하십니까. 수고가 많습니다. 이번 처음으로 (제주해협을) 가는 기쁨이 대단히 큽니다"고 화답했다.

북한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허용은 지난 10일 경기도 문산 홍원연수원에서열린 제5차 남북해운협력 실무접촉 합의에 따른 것으로, 북한 민간 선박이 이 해협을 통과하기는 남북 분단이후 55년만에 처음이다.

한편 제주해경은 북한 화물선이 제주해협을 지나가는 동안 구난경비함 2척과 헬기1대를 배치, 안전 및 보호경비하고 있다.

해경은 "북측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첫 통과는 광복 60주년 경축과 함께 '평화의 섬' 제주에 '평화의 바닷길'이 열렸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해협은 북한의 동해와 서해를 왕래하는 지름길로 북측 선박들이 이 항로를이용할 경우 253마일인 제주도 남쪽 항로대보다 53마일의 항해거리와 4시간25분 정도의 항해시간(12노트 항행기준)을 단축할 수 있게 돼 비용과 시간, 안전성 등이 크게 개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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