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최저 타율 리딩히터 나오나

올 시즌 전례없는 공격 부문의 기록 흉년 속에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저 타율 타격왕 탄생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8개 구단이 페넌트레이스 종착역을 팀당 22∼27경기 남겨둔 17일 현재 타격 10걸에 이름을 올린 3할대 타자는 6명 뿐이고 수위타자 김재현(SK)의 시즌 타율은 0.328(348타수 114안타).

이는 지난해까지 23년간을 통틀어 가장 낮은 타율로 리딩히터 타이틀을 차지했던 89년의 고원부(당시 빙그레)의 0.327보다 겨우 1리가 높고 두 번째로 낮은 86년의 장효조(삼성)의 0.329보다 1리가 낮다.

지난 달 타율이 0.343까지 치솟았던 김재현이 최근 5경기 타율이 0.118(17타수 2안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데다 라이벌 이병규(타율 0.320.LG)마저 날카로운 타격감이 다소 무뎌진 상태여서 최저 타율 리딩히터 탄생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타자들의 파워가 점점 배가되고 방망이도 정교해진 한편 98년 외국인 슬거거들의 영입으로 '타고투저'(打高投低)가 두드러지는 추세에서 이런 타격 실종은 기현상에 가깝다.

프로 원년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이 '꿈의 4할 타율'(0.412)을 기록한 이후 4할대 수위타자는 탄생하지 않았지만 이종범(기아)이 94년 0.393으로 가장 근접했고 96년 이후 타격왕 가운데 현대 소속이던 2000년 박종호(삼성)의 0.340이 가장 낮았다.

3할대 타자 수를 보더라도 간판 타자들의 위축 현상은 입증된다.

3할 이상을 친 타자가 7명에 그쳤던 90년과 8명에 불과했던 94년, 95년, 2002년을 제외하곤 99년과 2001년 각각 20명에 달하는 등 3할 타율은 '타격 10걸'의 필수 조건으로 통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김재현, 이병규와 데이비스(0.315.한화), 안경현(0.306.두산), 박재홍(0.302.SK), 김태균(0.301.한화) 등 6명만이 겨우 3할대의 명맥을 잇고 있다.

30홈런대 초반의 홈런왕 및 100타점 미만의 타점왕 출현 가시화 등 타격 실종은 전체 경기수 감소 속에 스타 플레이어들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올 시즌 8개 구단 전체 방어율(4.24)와 타율(0.263)은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방어율 3.96, 타율 0.261)보다 다소 높은 편이어서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고타저'로 분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홈런 선두(27개)인 용병 래리 서튼(현대)을 빼곤 20승을 노리는 손민한(롯데.16승)에 필적하는 돋보이는 타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팀당 경기수가 133경기에서 126경기로 줄고 더블헤더가 없어져 힘을 비축할 수 있는 투수들이 다소 유리하다. 또 투수들의 역할 분담 정착과 확대된 스트라이크존 적응도 최근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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