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인병 '뿌리' 가 있다

대사증후군 환자 급증

김모(38·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는 지난 16일 별다른 질병은 없지만 몸이 심하게 피곤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생활습관에 대한 질문과 혈액 및 소변검사, 당뇨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비만과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복합된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 같은 원인으로 당뇨병까지 동반된 상태였지만 정작 자신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최모(36·수성구 신매동)씨는 두 달 사이 체중이 7kg이나 줄어 혹시나 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그는 고혈압, 고지혈증, 고요산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당뇨병 판정을 받았다.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등의 원인으로 성인병의 주범인 대사(代謝)증후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임수 교수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는 최근 1998년과 2001년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10명 중 3명(28%)이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사증후군의 환자수는 98년 23.6%에서 2001년 28%로 4.4% 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사증후군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의 위험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두 사람의 경우처럼 대사증후군은 뚜렷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모르고 지내다가 성인병으로 진전된 뒤에야 병을 인식하게 된다.

의학계는 대사증후군은 체지방 증가와 대사의 불균형을 초래해 결국엔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WHO(세계보건기구)나 미국 국립콜레스테롤교육위원회는 '대사증후군은 계속 진행될 때, 관상동맥질환인 심장발작이나 뇌동맥질환인 뇌졸중의 원인인 성인병으로 진행되는 질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준 내과전문의는 "대사증후군을 방치하면 성인병의 증가로 인해 막대한 의료비용의 지출 등으로 개인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며 "대사증후군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 홍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 기준과 예방법

다음의 위험 요인 5개 중 3개 이상을 갖고 있다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150mg/㎗ 이상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 남자 40, 여자 50mg/㎗ 이하 △공복 혈당장애=공복혈당 110mg/㎗ 이상 △혈압상승=수축기혈압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85mmHg 이상 △복부비만=체질량지수 28.8(한국인 25)kg/㎡ 이상.

대사증후군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약물요법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지방과 소금(나트륨) 함량이 적은 음식을 먹고 유산소운동(수영,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흡연과 과음, 과식을 자제하고 식사는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예방과 치료 방법은 여러가지다. 약물요법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생활의 변화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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