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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방폐장 경쟁> 포기는 없다,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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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3곳 단체장 일전불사 다짐

"포항은 포기하시고 경주나 영덕을 밀어줘야 합니다."(경주 백상승 시장)

"서로 의 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포항 정장식 시장)

1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의 경북지역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경북도청에서 열린 특별 기자회견장. 이날 참석한 백상승 경주시장과 정장식 포항시장, 김병목 영덕군수 간에는 신경전이 팽팽했다.

이의근 도지사의 대(對) 도민 성명서 발표에 이은 단체장들의 입장설명이 시작되자 이들 3인의 생각들이 하나 둘 터져 나왔다. 내년 선거를 앞둔 탓인지 각자 입장은 단호했다.

제일 먼저 속내를 드러낸 단체장은 백 시장. 전북 대 경북 대결구도로 가는데 경북도 세 곳이 힘을 합쳐 한 곳을 밀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지적이 나오자 백 시장은 "포항이 결국 원하는 것은 양성자 가속기가 아니냐. 그렇다면 영덕이나 경주가 유치지역이 된 다음 가속기를 포항 경계에 설치하면 서로 좋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시장은 웃으면서 "(백 시장이)공직 선배이신데 서로 기분 상하지 않으면 좋겠다"면서도 "오히려 경쟁하면 찬성률이 더 높지 않겠느냐"고 응수했다. 정 시장은 또 "유치를 못한 지역도 지원해서 지역 간 갈등을 없애야 한다"면서도 "경북도 지원액을 100억 원에서 500억 원 정도로 늘려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별다른 언급을 않았다.

이들 틈 사이에 김 군수는 "전국 후보지 4곳 가운데 유일한 군지역이며 재정 자립도도 12%에 못 미칠 정도로 지역 경제가 어렵다"며 "영덕에방폐장이 유치된다면 한국전력기술까지 함께 보내 달라"며 이 지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 군수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없는 낙후지역에 방폐장이라도 있어야 지역이 개발된다며 다른 두 단체장을 압박했다.

이처럼 세 단체장의 입장이 팽팽하자 이 지사는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지역 전체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난처한 입장을피해 갔다. 이 지사는 또한 '방폐장 유치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적절한 템포로 추진해 왔다고 평가한다"고 해명했다.

낙후한 지역경제에 획기적 전기가 될 수도 있는 3천억 원+α알파를 눈 앞에 둔 자치 단체장들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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