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가 또 다시 불거졌다. 3일 상주에서 일어난 MBC가요콘서트 행사장 대형참사는 어쩌면 예견할 수 있었던 참사였다. 이 사고로 11명이 압사하고 90여명이 다쳤다.
2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공연에 통제인원은 고작 100여명뿐이었고 사고가 일어난 현장에는 5천명이상이 몰렸지만 경찰과 행사진행요원은 한 명도 없이 경비용역업체 직원 8명만이 있었다. 행사 기획을 맡았던 업체는 그동안 행사 개최 경험이 없는 신생 업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업체 대표는 김근수 상주시장과 인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5시40분쯤 상주시 계산동 상주시민운동장 직3문 출입구에서 '상주 자전거축제' 마지막 날 행사인 MBC 가요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던 시민 11명이 압사하고 9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사망자들은 현재 상주 성모병원과 상주 적십자병원, 상주장례예식장에 분산안치됐다. 일부 부상자는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60여명은 두 병원을 포함해 서울 혜민병원·대구 영남대병원·문경 제일병원·문경 현대정형외과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후 7시 행사 시작을 앞두고 주최측이 오후 5시40분쯤 출입문 중의 하나인 남동쪽 직3문을 여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5천여 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벌어졌다. 특히 문 앞쪽에는 낮 12시쯤부터 공연을 기다리며 자리를 잡고 있던 노인과 어린이 등이 많아 피해가 컸다.
김경순(73·상주시 냉림동)씨는 "앞에서 대여섯째 줄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미는 바람에 머리를 밟히며 쓰러졌다"며 "사람들이 내 팔을 잡아당겼지만 등위에 쓰러진 사람때문에 한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경찰과 119구조대 등이 긴급 출동했으나 인파에 밀려 현장접근 및 후송에 곤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은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도착,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무료공연인 이날 행사는 (사)국제문화진흥협회가 주최하고 MBC가 주관했으며 태진아, 현철, SS501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어서 2만명 이상의 시민이 몰렸다.
한편 경찰은 3일 밤부터 공연 주최측 관계자들과 상주시 공무원, 방송국 관계자 등 22명을 불러 안전관리상 과실, 안전관리 책임, 안전대책 마련여부, 출입구 부분개방경위, VIP사전입장에 따른 시민항의소동 여부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주최측과 용역경비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조치 미흡 등 과실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또 행사와 관련 저가계약 및 졸속행사 추진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경북도와 상주시는 상주시청에 김근수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 사고 수습에 나섰다.
특별취재팀
사회2부 장영화(문경) 차장,
이창희(김천) 차장,
엄재진(상주)기자
이상헌 기자
사회1부 이상준 기자
사진부 이채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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