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치에 '기생충 알' 들었다니

중국산 수입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불과 10여 일 전 국내산은 물론 중국산 김치도 안심하고 먹으라던 당국의 발표가 무색해졌다. 매 끼니 없어서는 안되는 김치는 중국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국민은 도대체 무얼 먹으라느냐며 분노한다.

먹을거리의 불안은 대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회성으로 흥분만 하기보단 전반적이고 차분한 검토가 요구된다. 호들갑을 부리다가 곧바로 잊고 마는 풍토로는 먹을거리 파동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무대책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민 건강을 위협받게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사 결과 기생충알은 배추 재배 과정에서 비롯된다. 재배토양이나 지하수 등에서 오염됐거나 배추의 생육을 위해 사용한 인분 비료에서 배양된 것 같다. 원료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말로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그러나 단가 맞추기에 급급한 수입 업자들에게만 국민 건강을 맡겨 둔 채 뒷짐지고 있었던 게 바로 위생 당국이 아닌가.

먹을거리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지하면서도 싼 것만 찾는 수입 업자나 소비자도 이번 파동의 책임이 있다. 헐값에 안전까지 요구하는 일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중국은 언제까지나 싼 제품만 공급하지 않는다. 우리 식탁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먹을거리는 머잖아 제값을 요구할 수도 있다.

먹을거리에 대한 발표는 신중해야 한다. 먹어도 된다, 안 된다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불신과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러다간 중국산 전체를 불신하게 만들어 정말 먹을 게 없어진다. 중국은 수입 김치 대부분이 한국 사람들의 현지 가공 공장에서 나온 제품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가공 공장의 점검을 비롯해 수입품의 초기 단계부터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원료 생산에서 시중 유통까지 단계별로 위해요소를 검증하는 시스템도 갖춰야한다. 당국은 하루빨리 중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은 국민의 삶을 위협한다. 국민은 웰빙과 삶의 질을 따진다. 정부는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려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만 한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 해소는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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