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수록 약되는 한방상식-(5)대추, 위 약한 사람에겐 '害'

생강·계피 등 감기치료에 도움

■대추와 인삼

인삼과 대추를 함께 넣어 달여 먹었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서 고생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인삼이 자신과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상당수가 인삼을 즐겨 먹어야 할 사람들이다.

그러면 왜 부작용이 나타났을까. 왜 대추가 몸에 맞지 않는다고 의심하지 않을까. 달고 걸쭉한 성질을 갖고 있는 대추는 배고플 때 먹으면 요기가 될 정도로 풍부한 영양을 함유하고 있다. 비만 인구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식생활 향상으로 현대인들의 상당수가 영양 과잉 상태에 있다. 영양이 부족한 사람도 음식 섭취 부족이 아니라 신경성으로 위장이 약해져서 마음껏 영양분을 흡수시키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대추를 많이 달여 먹으면 영양 과잉인 사람은 살이 더 찔 수 있고 위가 약한 사람은 위장 장애가 더 심해진다. 그래서 배가 더부룩하고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대추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한의서에 적혀 있다.

인삼은 위를 튼튼히 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삼만큼 순하면서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제는 드물다. 이렇게 좋은 인삼을 대추와 함께 넣고 달여 먹으면 대추 때문에 오히려 소화가 안 되고 가슴이 답답하며 얼굴에 열이 달아 오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걸 모르고 애꿎은 인삼 탓만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인삼을 먹어서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허약한 사람은 조금씩 먹어야지 갑자기 인삼을 많이 먹으면 약에 취한다. 또 다혈질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성 열이 있는 경우에 인삼을 먹으면 기운이 더 뜨게 돼 어지럽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맥이 약하다면 원기를 돋우는 인삼을 먹되 맥문동 등을 같이 써서 약끼리 서로 견제하고 상호 보완하게 하면 인삼의 부작용은 사라진다.

무엇을 먹더라도 좋은 점만 믿고 함부로 섭취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먹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가 약한 사람은 고기 대신 죽을 먹어야 하듯이 대추같이 눅진하고 소화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감기

감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병원과 한의원을 찾는 감기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를 한의학에서는 미진(微塵)이라 불러왔다. 요즘의 미생물이란 말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미진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엄연한 생명체이며 나쁜 영향을 미치는 병원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동식물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많다. 실제 우리 입안과 목, 피부, 내장 등에는 무수히 많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세균들이 살고 있지만 평소에는 병을 일으키기는커녕 오히려 우리의 생명 활동을 돕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감기를 다스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몸에 침입한 도둑을 쫓아내는 방법이다. 찬 바람을 쐬든지 비를 맞아 한기가 들어 체온이 떨어질 경우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내게 된다. 이때 바깥의 찬 기온과 몸이 내는 열로 인하여 우리 몸에는 습기가 차게 된다. 장마철에 곰팡이가 잘 피듯 각종 미진은 습한 곳에서 번식을 잘 한다. 그러므로 우리 몸이 습하게 되었을 때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이다. 장마철에 꿉꿉한 방에 불을 때면 습기가 없어지듯이 땀을 내면 미진이 번식할 습한 환경이 사라지게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따뜻한 방에 이불을 덮고 땀을 내는 이유다.

둘째는 우리 몸이 강해지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저항력이 왕성한 사람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것은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약한 어린이나 허약한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기 쉽고 감기에 걸렸을 경우에도 큰 애를 먹는다. 이때는 미삼(인삼의 잔뿌리), 생강, 계피 등 몸을 데우면서 활동력을 거들어 주는 약제를 써서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쓴다. 유행하는 균이 다르고 사람마다 증상도 다르기 때문에 약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서 치료하면 효과적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다스릴 수 있다.

이경달기자 도움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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