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개정안이 9일 국회를 통과하자 예상대로 사학법인과 종교단체, 보수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우선 다음주 중 하루 휴교를 하고 2006학년도부터는 신입생 모집을 거부하며 학교폐쇄 절차를 밟는 한편 현 정권 퇴진운동도 전개하기로 결정, 일선 학교에서의 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사학법인들의 학교폐쇄, 휴교 주장에 대해 "교육을 담당하는 사학이본래 임무인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개정 의미 =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개방형이사제 도입 등 사학들에대한 견제장치가 마련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사학들은 전교조 교사들로인해 학교의 자율적인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사학법개정의 핵심인 개방형이사제는 사학재단 이사진에 교사, 학부모 등 학교구성원이 추천하는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학교법인 이사회의 경우 족벌과 특정인에 의해 구성, 운영돼 왔기때문에 임원의 사적인 이익추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학교 운영비를 빼돌린다거나 전용하는 등의 고질적인 사학비리에 대한 감시 견제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학재단들은 학교 운영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참여함으로써 사학의 자율성을 해치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재단과 보수 종교계 '학교폐쇄', '휴교' 반발 = 사학법 국회 통과에 대해 사학법인과 종교단체, 보수단체는 반발하고 있는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환영한다는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법률 불복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헌법소원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 퇴진운동도 결행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 관계자는 "사학의 자율을 박탈하고 운영권을 빼앗는 것은 전체주의나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라며 "학교 문을 닫겠다는 것은 이 나라 교육, 더 나아가서는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비장한 각오의 마지막 수순이자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천주교 사회주교위원회, 원불교, 성균관,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교계와 선진화교육운동,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자유시민연대, 교육살리기학부모모임 등 보수단체들도 사학법 개정에 대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또 10일 광화문 일대에서 30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리는 '북한인권을위한 촛불집회'를 사학법 반대 투쟁과 연계해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개신교 관계자도 "순교를 각오한 거룩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내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고 학교 폐쇄, 헌법소원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사학법의 민주적 개정은 1990년 3당 합당에 의해 탄생한 민자당 시절의 개악으로부터 이어져온 '우리 교육계의 15년 숙명과제'"라며 사립학교법 통과를 적극 환영했다.
◇ 학교폐쇄·휴교·신입생 모집거부 가능할까 = 사학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당분간 사학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할 것으로 보여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사학법인이 휴교를 하거나 일방적으로 학교를 폐쇄하거나 신입생 모집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에는 학교를 설립 경영하는 자가 학교를 폐쇄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요사항을 변경하려면 각각 교육감이나 교육부장관의 인가를받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
사학재단들이 거론하고 있는 휴교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초·중등교육법 제47조는 휴업일은 학교장이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학법인들이 조직적으로 헌법소원을 내는 등 법률적인 불복종 운동을전개할 것으로 보여 사학법을 둘러싼 사학단체와 정부간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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