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귀 난치병-(5)알포트 증후군

소변검사서 혈뇨 검출땐 의심을

8살 남자 어린이 길동이는 학교에서 시행한 소변 검사에서 혈뇨가 검출되어 종합병원을 찾았다. 종합병원에서 시행한 소변 검사에서는 혈뇨 이외에 단백뇨도 같이 검출되었다. 혈뇨와 단백뇨가 같이 검출되는 경우 병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를 암시하므로 신장 조직검사가 시행되었다. 2주 후 나온 신장 조직검사에서 길동이는 알포트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 및 증상

알포트 증후군은 유전성 사구체 질환으로 반복되는 혈뇨와 신기능 이상이 특징이다. 유전성 신장염 가운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발병률은 높지 않다. 5천명~1만명 당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며 기저막(상피조직·근육조직·신경조직이 결합조직과 맞닿는 곳에 존재하는 막구조로 표피와 진피의 경계로 영양을 공급하는 기지 역할을 한다)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알려진 콜라겐 사슬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여러 장기의 기저막에 이상이 초래되어 발병한다. 병은 주로 성염색체 또는 상염색체 이상에 의해 유전된다. 성염색체 이상 유전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며 증상도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적 증상은 유전 양식에 따라 가족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가족 내에서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성염색체 이상 유전의 경우 남자 환자 대부분 신질환으로 진행되지만 여자 환자는 혈뇨, 단백뇨 등 검사상 이상 소견만 지속되고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상염색체 이상 유전은 남녀 모두 30세 이전에 말기 신부전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주된 신장 이상 증상인 혈뇨는 어릴 때부터 관찰되며 현미경으로만 확인되는 정도에서부터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신장 기능 이상 외에도 난청(감각 신경성 난청)이 동반될 수 있다. 남자 환자의 약 55%, 여자 환자의 약 45% 정도에서 난청이 관찰된다. 난청은 대부분 어린이 또는 청소년기에 시작하여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또 전체 환자의 약 15~30% 정도에서 눈 이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진단 및 치료

임상적 소견과 신장 조직 검사,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전자 현미경 검사가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는 진단법이며 신장 조직 검사는 임상적인 소견이 확실치 않고 가족력이 불확실할 경우 시행된다. 최근에는 분자 생물학적 기법을 사용한 성염색체의 DNA 분석방법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를 포함한 가족과 인척에 대한 자세한 병력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반복적 혹은 지속적 혈뇨가 관찰될 경우 눈과 귀 등의 이상 유무와 신기능 감소 유무의 관찰이 중요하다.

불행히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사구체 기저막 이상에 의해 병이 발병하므로 가급적 사구체내 압력을 낮추어 신장 손상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저단백 식이요법, 혈압조절 등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만성신부전 상태에서는 신장 이식을 시행하게 되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항사구체기저막 신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길동이는 현재 약물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혈뇨와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 나이가 어려서 청력 장애나 눈의 이상은 나타나지 않는 상태다. 알포트 증후군의 경우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병의 경과를 추적, 관찰해야 하는 질병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 소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장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이경훈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소아과 교수

사진:알포트 증후군은 유전성 사구체 질환의 하나로 신장기능 이상 뿐 아니라 난청, 눈 이상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