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슴 답답·아프다" 호소하면 의심을

어린이 심장질환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아이가 심장병 진단을 받게 되면 부모들은 크게 놀라고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의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심장병은 치료가 가능하고 어떤 경우는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린이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심잡음과 심장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심잡음

감기 등 예방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 가운데 간혹 심장에서 잡음이 들리는 경우가 있다. 심잡음은 피가 흐르면서 인체 구조물에 부딪히거나 좁아진 곳을 빠져나갈 때 생기는 소리다. 심잡음이 들린다고 모두 심장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 청진기만으로는 심장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심잡음이 들리면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심장 초음파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청진기상 심잡음만 들리는 경우를 기능성 심잡음이라 한다. 어린이에게 특히 잘 들리는 이유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피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심장과 혈관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기능성 심잡음은 특별히 치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간혹 기능성 심잡음 외에 심장의 구조적 결함을 동반하는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다. 심잡음이 클수록 병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선천성이나 후천성으로 판막이 완전히 막힌 경우 심잡음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선천성 심장병 중 가장 흔한 심실중격 결손증의 경우에도 구멍이 클수록 양쪽 심실 간 압력 차이가 없어져 심잡음은 작아진다.

■부정맥

아이들이 "가슴이 아프다. 답답하다. 두근거린다" 등의 증상을 호소할 때가 종종 있다. 특정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가 자주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할 경우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및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정맥이란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이 10~20분에서 몇 시간씩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향이 반복된다. 스트레스, 약물의 부작용, 판막성 심질환, 심근경색 등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정맥은 심박동 수가 심하게 느려지는 서맥성 부정맥,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빈맥성 부정맥, 심박동이 예정보다 한 박자 빨리 나오는 조기 박동 등 종류가 다양하다. 또 어떤 형태의 부정맥은 증상은 있으나 특별한 약물 치료 없이 지낼 수 있는 반면 다른 형태의 부정맥은 별다른 증상은 느껴지지 않으나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와사끼병

대표적인 후천성 어린이 심장질환의 하나로 급성 전신성 혈관염(혈관벽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감기 증세와 비슷하게 고열이 지속되며 몸에 발진이 난다. 또 입술이 빨개지면서 갈라지고 혓바닥이 오돌토돌하게 되며 손과 발바닥이 부어 빨갛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관상동맥(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가와사끼라는 이름은 1967년 일본인 소아과의사 가와사끼 도미사쿠가 처음으로 보고한 데서 유래했다. 원인은 불분명하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감염원이 유발시킨 과민반응이나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유전적으로 특정 소인(素因)을 가진 사람의 혈관을 손상시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역글로불린과 아스피린 등의 약물 요법으로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김세영 한영아동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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