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길이 143m에 수레가 다니면서 형성된 홈이 선명한 신라-고려시대 대규모 도로유적이 대구시 종합건설본부가 대구 봉무지방산업단지를 건설하기로 한 동구 봉무동 360번지 일원에서 발견됐다.
영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백규)은 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이후 이일대 2만9천979㎡를 조사한 결과 신라 시대 축조되고 고려시대에 보강돼 계속 사용된 도로 및 수레바퀴 자국 흔적을 비롯해 목탄을 만들던 가마인 목탄요 2기, 지상식건물터 10개 동, 구덩이 흔적 22곳 등을 확인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에 확인된 도로 유적은 같은 조사기관에 의해 그 인접 지점이자 산업단지진입로가 들어설 구간에서 이미 드러난 도로 유적과 연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규모는 길이 143m에 너비 300-520㎝ 정도이며, 생토층인 밝은 황갈색 사질 점토층에 지름 15-40㎝ 안팎 되는 강돌과 깬돌을 1-2단 정도 깔았다.
조사 결과 이 도로는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유실된 부분은 보강한 흔적이 드러났으며, 고려시대 이후에는 황갈색 사질토를 깔아 도로를 강화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고려시대 층에서는 청자 조각들이 출토됐다.
도로와 그 주변에서는 수레가 다니면서 형성됐음이 분명한 두 줄 홈(폭 200㎝) 이 확인됐다.
인근 지역에 대한 이전 발굴성과와 이번 조사성과를 종합할 때 이 도로는 남서- 북동향 방향으로, 남서쪽으로는 금호강을 향하고 북동쪽으로는 인근 봉무동 고분군과 단산 고분군 사이의 계곡부를 향하고 있다.
조사단은 "나아가 이 도로가 수레의 이동을 전제로 축조됐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면서 "수레의 이용은 당시로서는 대규모의 물적 교류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 도로는 금호강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물자를 들여오거나, 반대로고대인들의 생활 터전이 되었던 봉무동과 인근 불로동 등지에서 생산된 물자를 금호강을 통해 내보내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아스팔트'에 해당하는 고대의 이런 도로 유적은 신라 천년 고도인 경주지역 외에 경북 언양 등 일부 지역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확인된 적이 있으나, 이번봉무동 유적처럼 대규모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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