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5일 발끈했다. 전날 원희룡 최고위원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학법 개정과 관련한 이념투쟁에 대해 "병이라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면서 "원 최고위원님 안 오십니까? 몇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면서 "비판은 할 수 있지만 당 대표가 이념병에 걸렸다고 인터뷰한 것은 도를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순간 회의장은 싸늘해졌고 가라앉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한나라당이 아무리 민주화됐다고 하지만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면서 "당 대표에게 존경심을 바라지는 않지만 막말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원 최고위원이 왔으면 직접 얘기하려 했는데…"라면서 말을 마쳤지만 흥분은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다.
박 대표에 이어 이규택 최고위원이 말을 받았다. 이 최고위원은 사학법 날치기 반대와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은 "나이 60을 넘은 사람도 엄동설한에 벌벌 떨며 투쟁하는데 뒤에서 돌을 던지냐"면서 "노 대통령의 인사문제 때문에 망사(亡事)가 되고 있는데 그런 말은 안하고 온 당원과 함께 투쟁하는데 찬물을 끼얹고 등에다 칼을 꽂는 데 대해 용서할 수 없다. 내가 나가든지 원 최고위원이 나가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 최고위원의 모두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있던 원 최고위원은 이들의 발언이 끝난 후 뒤늦게 입장했다. 이어 회의는 곧바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따라서 원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당지도부 간 분란에선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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