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대(對)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 이라크로부터 2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지난 6일 체포된 박동선 (71)씨가 보석 신청을 한 가운데 미국 검찰의 구속 수사의지가 워낙 확고해 그 배경과 향후 추이에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박씨가 체포 당시 4만5천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고, 미국 검찰은 그가 영국 여권을 소지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 등 새로운 사실들이속속 밝혀지고 있다.
◇ 박씨 영국 여권 유무 논란 =18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17일 뉴욕 맨해튼 남부 연방법원 예비 심리에서 박씨가 석유-식량 계획에 대한 물밑 수사가진행중이던 지난 2004년 12월 연방 대배심의 소환에 응한 뒤 성탄일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고 돌아오겠다고 해 이를 허용했으나 그 뒤로 귀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도주 우려가 있다며 보석 허가에 강력히 반대했다.
따라서 보석이 허용됐을 경우 박씨의 도주 가능성 여부를 놓고 검찰과 박씨의변호인간에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졌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그와 함께 사담 후세인 정권의 로비를 맡았던 이라크계 미국인 샤미르 빈센트가 지난 1월 불법 로비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자 대배심 증언약속을 철회한 채 미국으로 돌아오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한 측근은 검찰이 이날 영국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 있다는 박씨에 대해영국 여권 소지자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0일 휴스턴 연방법원 심리에서도 박씨의 한국 여권은 압류했지만 그가 영국 여권을 이용해 미국을 떠날 수 있다며 보석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그가 소지했다던 영국 여권은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 보석 허용 불투명 = 17일 심리에서 맨해튼 법원의 시어도어 카츠 판사는 박씨의 보석을 거의 허가할 단계까지 갔었으나 검찰의 구속 수사 의지가 워낙 강해 최종 결정을 26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AP는 카츠 판사가 박씨의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보석을 허용하겠다는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한 반면, 뉴욕 타임스는 카츠 판사의 말은 아예 소개하지 않아박씨의 보석 허용여부는 여전히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법무부의 스티븐 밀러 차관보는 박씨가 멕시코까지 여행한 사실은 그가 병약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박씨의 변호인인 제이미 가드너는 박씨가 신장 이식자로서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으며 매일 10가지 약을 먹어야 하는 병약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씨에 대해 그의 지인들은 2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제시한 상태이다.
◇ 박씨, 현금 4만5천달러 소지 = 휴스턴 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캐나다에서 멕시코를 경유해 파나마로 가려다 멕시코시티에서 체포됐으며 당시 4만5천달러의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다.
또 박씨는 지난해 4월 외국인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라크 정부를 위해 로비를 해주고 2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수배됐을 당시만 해도 이 혐의 사실로는 외국에서 추방돼 미국으로 송환할 만한 근거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중 미국 검찰은 지난해 12월 박씨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공모혐의를추가하면서 인터폴을 통해 그의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회람시켜 멕시코에서의 추방을 유도했다.
◇ 미국 검찰 무얼 노리나 = 박씨에 대한 강력한 구속수사 의지는 동일한 사안으로 지난 10월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휴스턴의 사업가 오스카 와이엇의 케이스와 비교할 때 다소 의외이다.
여기에는 박씨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 검찰이 그에 대한 사법처리 보다는 그의 신병을 담보로 유엔 고위 관리를 노리려 한다는 분석이 많다.
워싱턴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야고부-석민] 빚 갚으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