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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달고…옷 빨아 할인판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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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점포 타결소식이 전해진 18일 서문시장 2지구 주변. 잿더미가 된 건물 주변에 수십 개의 임시점포가 안전펜스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여 '싸게 팝니다', '반값에 드립니다'를 외치며 손님을 불러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25년째 서문시장을 지켜온 박영헌(50·2지구 1층 상인) 씨는 17일부터 안전펜스 앞에 좌판을 꾸리고 화재 속에서 겨우 건진 아동복을 늘어놨다.

"물에 젖거나 때가 묻었던 것이지만 깨끗이 빨았어요. 절반 값에라도 팔아야지요."

1평도 채 안 되는 곳이지만 박씨에겐 소중한 일터. 그는 대체 상가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상가 주민들이 이제 서로 상처를 보듬어줄 때라고 했다.

건해산물 상가 앞 노점상 사이에는 안영일(58·2지구 지하 어물전 상인) 씨가 '성원상회'라고 조그맣게 간판을 달고 천막을 친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급하게 꾸민 좌판에는 문어와 상어, 조기 등 제사 상에 오를 생선이 쌓여있었다.

"항상 최상품만 취급했는데 이곳에 점포를 차리니 노점물건 취급을 받아 원래 가격의 70%밖에 못 받습니다. 속상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안씨의 점포는 11평에서 2평 남짓한 공간으로 줄어버렸다. 그나마 단골손님들이 알음알음 찾아와 주는 것이 위안이 된다.

"이제 다시 함께 모여 장사를 하면 손님들이 몰리고 시장 분위기도 살겠지요. 신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한편 2지구 상인들은 18일 베네시움과 주차빌딩 1, 2층에 대체상가를 마련하는 안을 두고 전체투표를 벌인 결과, 936명의 회원 중 769명의 찬성(반대 20명, 불참·무효 147명)으로 대체상가 입점을 공식결정, 19일부터는 주차빌딩 주차를 허용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안전펜스 너머 잿더미가 된 2지구 건물을 뒤로한 채 박영헌 씨는 화재현장에서 건져 올린 물건들을 내다 판다. 그는 하루빨리 좌판을 걷어치우고 2지구 상인들이 함께 다시 뛸 수 있기를 바랐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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