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가 괴한에 의해 침입을 당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부대가 무장 간첩도 아닌 잡범들에 의해 유린돼서야 어디 군대라 할 수 있겠는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향토 50사단 예하 영천의 모 부대에 괴한이 철책을 뚫고 침입한 사건은 우리 군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 주는 듯하다. 괴한은 부대 외곽 철책 세 군데와 탄약고 철책 등 모두 네 군데의 철책을 절단하고 탄약고에 침입하려다 경보 시스템이 울리는 바람에 그냥 달아났다. 탄약고에는 총기류는 없었지만 소총탄 3천600여 발 등 5천 발이 넘는 교육용 실탄이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 80여m 떨어진 곳에 초병 두 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하고, 사건 발생 사실도 여섯 시간이나 지나서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군부대가 이래서야 어찌 걱정스럽지 않겠는가.
이 같은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두 건의 총기 탈'절취 사건이 발생, 국민을 긴장시킨 바 있다. 철통 같은 경계 태세가 유지되는 최전방 민통선 안쪽의 경계 부대에서 수류탄 등 무기류를 도난 당한 사건, 근무 중인 초병이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총기를 강탈 당한 사건이었다.
왜 이 지경까지 왔는가. 안보상의 특별한 진전 없이 진행되고 있는 남북 화해 무드와 국민의 안보 불감증이 그 근저에 깔려 있다 하더라도 군부대의 기강 해이는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 같다.
군의 민주화도 이뤄져야겠지만 민주화 바람에 편승한 정치적 부화뇌동은 안 된다. 그로 인한 군 전력의 무력화는 더더욱 안 된다. 군 당국의 엄정한 반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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