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소설 '선택'의 배경-■영덕 나라골
이른 봄 매화부터 복숭아꽃·감꽃·사과꽃이 사철 아름답게 피는 마을. 명현(名賢)을 많이 배출, 인량리(仁良里)라 부르며 뒷산 모습이 학이 날아가는 듯하다고 해서 나래골이라고도 부른다.
정부인 장씨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한 나라골은 8성씨 12종택이 자리잡고 있는 '고택 박물관'. '관광 경운기'를 타고 충효당(중요민속자료 제168호) 등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리타작, 밀사리, 여치집 만들기뿐 아니라 가족 휘호쓰기, 종갓집 젯상차리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는 가족 모두에게 의미 있는 하루로 남는다.
바위에 매달린 암벽 등반가 '아찔'-■포항 삼굿마을
마을 어느 곳을 가도 도시의 냄새가 전혀 없는 청정마을. 터줏대감처럼 마을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느티나무공원은 바로 옆으로 계곡도 흘러내려 여름철 쉼터로 제격이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에 매달린 암벽 등반가들의 아찔한 모습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
미제마을의 가장 큰 소득원은 담배농사로 체험객들도 직접 담뱃잎을 따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또 맑은 개울가에서 다슬기과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으며 6·25 피란 동굴체험도 인기다. 동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경북도립 수목원(포항 죽장면 상옥리)도 10여 분 거리에 있어 반드시 들러보자.
감자 캐고 장승 만들기-■영양 송하마을
수리부엉이와 수달·버들치·쉬리가 사는 송하마을은 아름다운 계곡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절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또 마을주민들이 조성한 '장승테마공원', '해달뫼 학습체험장', 성황당, 황룡탑은 전설 속으로 이끈다.
두메마을인 만큼 계절마다 다양한 산나물과 약초, 송이버섯 등 풍부한 임산물이 마을 주민의 주요 소득원. 폐교를 활용해 만든 학습체험장에선 장승만들기, 감자캐기, 손두부 만들기를 해볼 수 있고 청정계곡에선 여름철 천렵과 대나무 물총싸움이 제맛이다.
인근에는 수하분교를 리모델링한 수하청소년수련원과 반딧불이 생태공원, 검마산·송방자연휴양림 등이 있어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내 체질에 맞는 떡 만들기-■울진 양떡음떡마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백일홍 꽃길로 널리 알려진 양떡음떡마을은 원래 두 마을이 백암산 양지와 음지에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양남아, 음남아 마을'로 불리었다.
이곳에서는 특이한 마을 이름답게 자신의 음양체질에 맞춰 20여 종의 떡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마을을 대표하는 떡은 양떡인 쇠머리떡과 음떡인 쑥절편.
또 700년 이상된 회화나무와 500년 된 느티나무, 300년 된 고엽나무·팽나무·층층나무·느티나무 등 15그루의 고목이 있는 마을 숲은 보전가치가 아주 높다.
솔방울 지게놀이, 다듬이 체험과 함께 대나무로 장신구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인근 백암온천욕도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
모심기해 본 후 토종 꿀 따보자-■성주 중기마을
가야산 해발 500m에 자리잡은 중기마을은 말 그대로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마을. 특히 비오는 날 흰 구름이 산허리에 걸쳐져 있는 모습은 혼자 보기 아까운 절경이다. 또 마을을 내려다보며 지키고 서있는 법수사지 삼층석탑과 당간지주, 백운계곡을 따라 넓게 펼쳐진 해맞이공원도 마을의 명소.
마을 주민들은 친환경방식으로 생산한 오리쌀, 우리콩, 메밀, 청정채소, 산사과, 토종꿀과 같은 특산물을 직거래 등을 통해 팔고 있다. 9, 10월에는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이 이효석의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영농체험도 손 모심기체험, 소쟁기질, 도리깨 타작, 토종 꿀 뜨기 등 계절별로 다채롭다.
감염색 해보고 감식초 맛보고-■청도 박곡마을
올 가을엔 붉게 물든 감나무밭을 찾아 그윽한 감 향기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반시의 고장, 박곡마을은 1만여 평에 이르는 감밭과 가재가 살 정도로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전통적 시골마을. 모양이 납작하면서 씨가 없는 청도 특산물 '반시'와 유기농 감잎차, 감식초도 맛볼 수 있지만 천연염색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시염'이라고도 하는 감염색은 우리나라 특유의 염색법. 덜익은 떫은 감을 따 으깬 즙으로 물들이며 빨거나 햇빛에 오래 쬐어도 색이 바래지않는다. 감염색 말고도 밤따기, 콩타작, 고구마캐기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인근에는 운문댐과 운문사 등이 있어 가족나들이에도 그만이다.
우리 가족 닮은 허수아비- ■칠곡 학마을
'학이 노닌다'는 뜻의 유학산 자락, 학마을은 대구에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높은 산 맑은 공기는 도심과 비교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특허를 받은 황토 건조 고추와 우렁이농법으로 생산한 쌀, 버섯, 사과는 맛이 일품이다.
이 마을에서 매년 가을 여는 '농산물축제'에 참가한다면 특별한 추억거리를 한아름 챙길 수 있다. 빨갛게 익은 탐스런 사과도 따보고, 미꾸라지와 메뚜기도 잡고, 들판에 허수아비를 만들어 가족 이름표를 달아 세워 보자. 또 들판에서 먹는 채소비빔밥, 돼지고기 숯불구이, 옥수수구이는 별미 중 별미. 인간문화재가 출연하는 풍년감사 들판굿과 시화전도 빼놓을 수 없다.
■상주 봉강마을
넉넉한 인심과 따스한 정이 가득한 봉강마을은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를 두루 갖췄다. 환경농업학교, 친환경 방앗간, 농사체험장, 어린이 물놀이장, 도자기체험, 천연염색체험, 밀추수체험에다 경천대, 자전거박물관, 임진왜란 북천 전적지, 사벌왕릉 등등. 또 인근에 오태저수지가 있어 월척을 낚는 기쁨도 맛볼 수 있고 매방골 등산로에서 산림욕도 즐길 수 있다.
봉강마을의 특산품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운 곶감, 배와 벌꿀 등. 무농약재배 인증을 받은 배를 원료로 도라지, 생강을 첨가한 배즙은 가족들의 '보약'. 전통적인 먹을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체험하고 생산과정을 배우는 동안 우리 농업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간다.
산채전에 한방재 넣은 염명주 한잔-■영주 소백마을
소백산 비로봉 자락이 손에 잡힐 듯 올려다 보이는 소백마을은 마을 어귀부터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가 넘쳐난다. 봄부터 겨울까지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는데 봄에는 씨뿌리기, 여름에는 김매기·과실 봉지 씌우기, 가을에는 인삼캐기, 겨울에는 사과주스 만들기가 기다리고 있다.
산채전을 곁들인 옥수수 동동주, 각종 한방재를 넣어 만든 염명주 한 잔은 기분 좋은 체험에 빼놓을 수 없는 '양념'. 차로 20여 분 거리에 전통 고건축의 백미인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있다.
재미있는 별자리 특강-■영천 보현마을
마을 앞으로 흐르는 보현천 너머 기룡산의 수려한 모습이 장관인 보현마을에는 천문대가 2개나 있다. 물론 하나는 보현산 정상(해발 1,124m)에 자리잡고 있는 보현산천문대고 다른 하나는 마을 내 보현청소년수련원에 있는 '첨성대'. 높이 9.17m로 실물크기인 모형 첨성대는 비록 기능은 천문대와 비교할 수 없지만 재미있는 별자리 특강을 들으며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 곳에서는 시인교실, 명패만들기, 사물놀이, 생태체험 등이 연중 이뤄지며 늦가을과 겨울철에는 한방 김장김치 담그기가 주부들로부터 인기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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