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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어린이기자단 가상 경제 공동체 놀이

시장경제 원리 이해 쉽도록

경제프로젝트의 마지막 시간은 가상 경제공동체 만들기.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흥사단 대구지부 강당에서 열렸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경제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이 됐다.

▨ 가상경제공동체 만들기 과정

가상경제공동체 만들기는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축소, 단순화시켜 체험해 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생산자, 도매인, 소매인, 은행, 광고회사, 언론사, 세무서, 증권회사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먼저 생산자 역할을 맡은 어린이에게 1인당 5점 이상의 물품을 갖고 오게 했다. 물건 하나하나에 가상으로 만든 돈을 주었다. 특정 지역 안에서 특정한 목적으로 발행되는 화폐는 해당 지역에서만큼은 진짜 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통해 돈의 개념을 이해하게 됐다.

생산자에게 물건을 사들이는 도매상인들은 각 품목별로 전문 도매상을 두어 물건을 수집했다. 이때 도매상인은 물건 구입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도록 했다. 물건 가격은 생산자와 흥정을 통해 결정됐다. 자신이 대출받은 돈의 범위에서 턱없이 비싼 값에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가 주어졌다.

소매상인이 도매상에서 구입하는 물품 가격은 구매 가격에 자신의 인건비, 경비, 이익, 세금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 소매상인 역시 구매를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다. 물건을 잘 팔기 위해 광고회사에 광고를 의뢰했다.

은행은 경제 활동의 중추 역할을 했다. 미리 만들어둔 돈을 발행해 필요한 회사에 대출을 했다. 이자는 10%로 통일했다. 기본적인 은행 업무 외에 도매상이나 소매상을 찾아가 물건이 잘 팔리는지 확인하고, 수익을 잘 내는 상인에게는 돈을 더 빌려주었다. 은행 직원들은 월급을 받아 물건을 사도록 했다.

세무서에서는 도매상인, 소매상인들이 판매한 금액에서 부가가치세 10%와 벌게 된 소득세 8%를 세금으로 받도록 했다. 세무서 직원은 계산기를 들고 일일이 다니면서 세금을 거뒀다. 증권회사에서는 각 상인들의 주식 시세표를 만들었다. 주식 액면가를 100원으로 해서 상인들의 주식을 통장에 기록, 판매했다. 20분 간격으로 회사의 이익금을 기록하고 배당받는 방식을 택했다. 증권회사 직원들은 모든 회사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찾아다니면서 조사를 하고 각 회사의 주식시세표를 그래프로 그려서 투자자들이 그 주식시세표를 보고 회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언론사는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행사장 촬영을 하고 뉴스를 만들고 신문을 만들었다.

처음엔 어리둥절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던 어린이들도 시간이 갈수록 시장 원리를 익히며 차츰 시장 경제 시스템에 적응해갔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 도매상인 체험1

도매인은 생산자에게 가서 물건을 사고 소매인들에게 파는 역할을 한다. 도매인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어떻게 팔고 사는지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장사를 하는데 너무 많이 쓰면 빚이 많아져 빈털터리가 된다. 우리는 광고를 하면서 물건을 팔아 1만 원 정도를 벌었다. 체험을 통해 시장 원리를 알았지만, 시장 일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진영기자(범물초4년)

▲ 도매상인 체험2

은행에서 1만 원을 빌려 물건을 샀다. 우리는 물건을 수북이 쌓아 놓고 시장 아주머니처럼 "쌉니다, 싸요"라고 외치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사라고 권하기도 했다. 간판을 사서 붙이고, 주식을 사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팔리지 않은 물건 몇 개가 남아 값을 내리기도 하고, "모두 해서 500원"이라고 권유도 했다. 겨우 다 팔고 수입을 보니 1만4천 원이었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자까지 해서 은행에 1만1천 원을 갚고 나니 3천 원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주식은 오르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 아쉬웠지만, 어른이 돼 일하는 것 같아 자랑스러웠다. 박수민기자(욱수초5년)

▲ 도매상인 체험3

우리는 은행에 가서 1만 원을 대출받아 100원짜리, 500원짜리로 환전한 뒤 물건을 샀다. 문구를 전문적으로 샀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번 돈으로 세금을 내고, 5천 원을 저축한 뒤 주식을 보러 갔다. 잘 되는 5개의 회사 주식 130장을 1만3천 원에 샀는데 값이 잘 오르는 것도 있고, 잘 안 오르는 것도 있었다. 이원규기자(파호초6년)

▲ 소매상인 체험

우리 반은 2학년이라서 소매상인 역할을 맡았다. 나는 은행에 가서 9천 원을 빌렸다.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 가게는 물건이 별로 안 팔려서 겨우 2천410원밖에 못 벌었다. 이 돈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됐다. 김혜윤기자(계성초2년)

▲ 은행의 역할

은행은 13세기 중엽 유럽에서 건너온 금세공업자들에 의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계모임과 객주 등에서 금융 거래가 출발했고 1800년대 말에 근대적인 은행이 생겼다. 은행에서는 대출, 예금, 공공요금 수납, 송금 그리고 온라인 입출금을 한다. 또 무역 거래에 필요한 보증서 발급과 대금의 결제, 외환의 매매를 위해 은행을 이용하기도 한다. 은행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서 거래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쉽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김민정기자(범물초5년)

▲ 세무서 체험

시장이 열리자 모두들 목이 터져라 외치며 물건을 팔았다. 도매상인들에게 산 물건들을 소매상인들이 팔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시장이 순환하기 시작했다. 소매상들에게서 부가가치세 10%를 거뒀고, 세무서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 월급을 주고 소득세 8%를 떼기도 했다. 아이들은 왜 세금을 달라고 하느냐면서 짜증을 내기도 했다. 갈수록 시장은 활성화되고 증권회사도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세무서와 증권회사, 언론사 등이 모두 시장을 통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정재현기자(대진초6년)

▲ 방송사 체험

방송사 역할을 맡은 우리는 문구점, 은행, 도매상, 소매상들에게 인터뷰를 했다. 나는 캠코더로 촬영을 했는데 사용법을 잘 몰라 실수도 많이 했다. TV 뉴스에서는 촬영을 대수롭지 않게 봤는데 모든 기술자들이 힘들여 찍어 잘 나온 것만 보여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알뜰시장에서도 물건 사고팔기를 해 봤는데 직접 일해서 받은 돈으로 물건을 사게 되니 더 아끼고 알뜰하게 쓸 수 있었다. 이민주기자(계성초4년)

▲ 흥사단이란

가상 경제공동체 만들기 행사가 열린 대구 흥사단 사무실은 8년 전에 지어졌다. 최현복 사무처장님이 흥사단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셨다. 흥사단은 1913년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졌다. 그 전인 1907년에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길 것을 염려해 '신민회'가 만들어졌고, 1909년에는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하면서 천년부대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으킬 흥과 선비 사를 쓰는 흥사단은 이름 그대로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1.착한 사람이 되라. 2.건강한 사람이 되라. 3.공부를 열심히 하라.'를 강조했다고 한다.

안지수기자(용지초4년)

사진-어린이들이 각 회사의 주식시세표를 보면서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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