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崔 의원 배지 떼고 한나라 정신 차려야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추행 사건은 당사자 본인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의 정신 상태까지 손가락질받아 마땅하다. 그렇게까지 사리분별 없는 인물이 국회의원이고 제1야당의 사무총장이라면 그 정당의 도덕적 수준은 알 만한 것이다. 아무리 취중이지만 최 의원의 추태는 형법상 명백한 강제 추행이며, 그가 탈당했다고 끝낼 사안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으로 또 한 번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그러잖아도 소속 의원들의 잇단 술자리 추태와 폭언으로 비난을 받았던 터였다. 당내에서조차 폭탄주와 골프에만 빠져, 야당이 야당답지 못한 '웰빙당'이라는 자탄의 소리가 나왔다. 날 세운 야성이나 정책적 대안 없이 여당의 실정으로 생겨나는 '지지율 환상' 에 빠져 있다는 비판은 오래전 부터다. 그렇게 제멋대로 풀려 있으니 걸핏하면 이런 얼빠진 짓이 터져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더욱이 온 나라가 미성년자 성폭행 피살 사건으로 시끄러운 판에 물의를 일으켰으니 한나라당은 한층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박근혜 대표도 "요즘 한나라당에서 국민의 지탄을 받을 일들이 여러 번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 의원이 탈당했다고 한시름 놓을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가 스스로 정치판을 떠나지 않으면 국회 윤리위에서 상응하는 징계가 나오도록 앞장서야 한다.

이런 인물에게 5'31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겼었다는 점에서도 한나라당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방선거에 튈 불똥이나 걱정하는 선에서 이 사건을 넘기려 한다면 또 다른 말썽거리가 생길 소지가 충분한 정당이다. 차제에 공당으로서의 몸가짐뿐 아니라 제1야당으로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 무섭게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최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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